[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치의 하마평이 벌써부터 나도는 가운데, 또 다른 ‘어의’인 한방주치의에 대한 한의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이른바 ‘보수 대통령’ 임기 때마다 공교롭게도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은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한의주치의 제도는 지난 2003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처음 도입됐다. 한방과 양방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한방주치의 제도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한 2008년 2월까지 5년간 유지됐다.
그러나 제도는 곧 위기를 맞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8년 취임 이후 한동안 한방주치의를 임명하지 않았다. 사실상 폐지된 것으로 여겨졌던 한방주치의제도는 이 전 대통령의 임기 도중이었던 2011년 부활했다.
당시 진수희 前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방육성 차원에서 제도 육성의 필요성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다음 박근혜 정부에서도 한방주치의제도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지 않는 등 사실상 유명무실한 직위가 됐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이후 국정농단 특검 수사과정에서 주치의보다 비선의사를 더 신뢰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방주치의 제도가 다시 활성화 된 것은 문재인 대통령 정부에서다. 대한한의사협회 공식 추천을 받아 임명된 김성수 前경희대한방병원장은 문 대통령 임기 말인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한방주치의 제도는 우연히도 보수 대통령 정부에서 줄곧 아쉬운 역할에 머물렀다. 그런 만큼 신임 정부에서 제도가 원활히 운영될지 한의계는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한의협 회장을 맡았던 한 원로 한의사는 “최근 한의협 집행부는 정책건의 과정에서 민주당과 더 자주 접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윤 당선인 대선캠프에선 한의약 육성을 위한 별도 직책을 마련한 만큼, 제도 자체는 잘 운영될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선기간 동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직능총괄본부를 구성하고 한의학발전지원단장을 위촉했다. 단장은 오수석 한의학정책연구원장이 맡았다.
신 정부의 한방주치의제도 운영에 대해 국민의 힘 관계자는 “인수위에서 내용이 결정되는 부분”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차기 한방주치의를 배출할 의료기관에도 관심이 모인다. 역대 대통령 한방주치의는 모두 경희대한의대‧경희대의료원 출신이었다.
첫 한방주치의였던 신현대 前 경희대한의대 교수를 포함해 류봉하, 박동석, 김성수 전 주치의 모두 경희대한의대 교수였다.
이들은 또 공통적으로 경희대의료원이 운영하는 한방병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동석 교수는 강동경희대한방병원장을, 나머지 전 주치의들은 경희대한방병원장 임기를 수행했다.
현 경희대한방병원장은 강동경희대한방병원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한방주치의였던 류봉하 前경희대한방병원장은 "양방 의사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이듯 한의사도 이 영역에서의 전문가다. 서로 각자의 영역에서 기량을 발휘할 때, 효과적이며 균형적인 주치의 제도가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 대통령 한방주치의를 향해 "주치의는 무엇보다 자기 전공분야에서 우수해야 한다. 이러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실함과 책임감을 발휘했을 때 비로소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지속될 한방주치의 제도에서 역량 있는 많은 후배들이 활약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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