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사장 감신) 중앙보훈병원(병원장 유근영)에서 금년에만 10명이 넘는 전문의가 사직 및 이직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22일 병원 측에 따르면 올해 사직 의사를 밝히고 병원을 떠난 전문의는 이날 기준 11명이다.
이처럼 인력 공백이 생기다 보니 현재 진료 차질도 일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곳에서 20여 년 근무한 주인숙 중앙보훈병원 의사노조 위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금년에만 11명이 대학병원과 개원가 등으로 이직했다”며 “이에 진료·검사·시술이 불가능한 과(科)가 늘었고 혈액종양내과의 경우 다른 과 의사들이 나눠서 진료를 보고 있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잇단 사직은 근무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주 위원장은 “우리병원 의사들은 비슷한 규모의 타 병원 대비 임금이 낮고 정년도 60세로 짧아,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보훈복지의료공단 관계자는 “현재 떠난 11명 중 5명의 충원을 완료했고 남은 인원은 빠른 시일 내 채용 예정”이라고 전했다.
진료 차질 여부에 대해서는 “사직이 발생한 진료과를 대상으로 위탁진료를 실시해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년 수차례 전문의 모집했지만 성과 미흡···의사노조, 최근 민주노총 가입
병원은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잇따라 전문의 채용에 나서고 있지만 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병원 홈페이지에는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전문의 채용공고가 여러 차례 올라온 바 있다.
병원은 지난달 혈액종양내과·감염내과·호흡기알레르기내과·신경과·피부과·정형외과·비뇨의학과·치주과 등 8개 진료과 8명 전문의 채용을 진행했다.
이어 이달 21일에도 혈액종양내과·감염내과·소화기내과·순환기내과·피부과·가정의학과(일반의, 전문의 각 1명)·비뇨의학과 등 7개 진료과 전문의 등 총 9명 채용 공고를 올렸다.
공단 측은 “감염내과 공고는 코로나19 외래진료센터 전문의 충원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영상의학과·입원전담의학과 전문의 채용 공고도 개별적으로 게재된 바 있다.
한편, 이곳 전문의 105명이 가입해 있는 중앙보훈병원 의사노조는 최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가입했다. 간호사·의료기사 등이 아닌 의사단체가 노동계 산하로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숙 분회장은 “기업별 노조 한계를 체감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본부에 가입했다”며 “고질적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 열악한 임금 수준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코로나19 전담병원 역할까지 추가돼 진료환경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가입 계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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