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내 소규모 의료기기 제조업체들이 대형병원 시장 진출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국내 의료기기기업 동서메디케어 김상한 대표는 의료기기산업 전문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제품만 열심히 만들면 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더라"며 "외산장비 점유율이 높은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뛰어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해외 제품 점유율 높은 시장에 후발주자, 어려움 많아"
의료기기 국산화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지만, 해외 제품의 점유율이 높은 장비 및 치료재료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후발 주자로 나서는 경우 경쟁이 어렵다.
고형암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용 고주파온열기 '셀리프'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동서메디케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김상한 대표는 "온열암치료 분야에 해외 장비가 주를 이루고 있어 국내 업체로서 선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으나 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에 부디쳤다"며 "특히 대학병원에서는 처음 들어보는 업체 장비인 경우 선뜻 구매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를 여실히 느꼈다"고 밝혔다.
이어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나름 입지를 갖추고 있지만, 임상 연구 확대와 제품 개발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위해 다양한 의료기관 보급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연구를 위해서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대학병원과의 협업이 필요한데, 장비 사용 자체를 하지 않으니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는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정부 R&D사업 또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정부사업 가운데 R&D 자금을 연간 2억 가량 지원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2년차 때 임상에 들어가려고 보니 실제 비용은 10억 가까이 소요됐다"며 "우리 업체도 작은 규모지만 나름 연구소도 보유하고 체계를 갖췄는데 전주기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제대로 된 개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늘어났으면 한다"라며 "해외 장비 대비 앞선 기술력을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암환자 삶의 질 높이는데 고주파 온열암치료 각광"
한편 동서메디케어는 최근 셀리프 시리즈 중 이동이 가능하면서도 소형화·집적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제품(CPB-2000)을 출시했다.
김 대표는 "신제품은 장비의 소형화 및 기술 집약으로 이동성과 환자 접근성을 극대화했다"며 "의료기관도 투자비 절감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자동 임피던스 매칭 기술로 주파수 출력의 안정화를 높였고, 환자 접근성이 용이해 거동이 불편한 환자에게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치료 출력은 최대 200W이며, 피부화상 방지를 위한 냉각시스템과 특정 환부에 집중할 수 있는 전극 형태를 채택했다.
김 대표는 "고주파 온열암치료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등 표준치료법과의 시너지 효과 및 암성 통증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다"며 "고령화로 암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치료법으로 각광받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사선요법 및 항암화학요법 병행 치료 시 효과가 입증돼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립선비대증 등 비뇨기계 질환까지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한 연구 개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