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셀트리온 미국 법인이 판매 중인 진단키트 ‘디아트러스트’에 대한 리콜을 시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리콜은 연구용 키트가 시중에 유통‧판매된 데 따른 조치로 확인됐다. 셀트리온 측은 유통 관리상 소홀했던 점은 인정하지만, 실제 판매 중인 키트의 품질에는 이상이 없다고 해명했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셀트리온USA가 판매‧유통 중인 ‘디아트러스트 Ag 신속진단키트’ 일부 제품에 대한 리콜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USA는 지난 2018년 셀트리온이 미국 사업 확대를 위해 설립한 현지 법인으로 셀트리온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결정문에 따르면 이번 리콜은 가장 심각한 수준의 리콜인 ‘클래스 Ι’에 해당한다. 리콜 규모는 최대 11만9600개에 달한다. 결정문에는 이외에도 제품 코드, 로트(제조단위)번호 등이 명시돼 있었다.
FDA가 밝힌 리콜 사유는 연구용 제품이 섞였다는 것이었다. ‘연구 전용’(Research Use Only‧ROU) 라벨을 표기해 생산된 로트가 연구 목적이 아닌 시중에 판매됐다는 이유다. 다시 말하면 임상 등 연구 목적으로 승인된 검사키트를 일반인이 사용한 사례가 발견된 것이다.
FDA 측은 “리콜된 제품 사용과 관련해 건강 이상이나 사망 등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며 “하지만 연구용 키트의 부적절한 사용으로 인한 위양성이나 위음성 결과가 자칫 더 많은 개인이 코로나19에 추가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FDA에 따르면 셀트리온USA 지난해 12월 2일 해당 로트가 유통된 유통업체에 리콜 사실을 알리고 반품토록 조치했다. 또한 FDA는 시민 및 의료현장에서 ROU 라벨이 붙은 라벨을 발견할 경우 임상 사용을 중단하고 미사용한 제품을 반품 또는 폐기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셀트리온USA는 디아트러스트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으로 급성장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USA의 지난해 매출은 846억원로, 전년 23억6000만원 대비 35.8배 폭등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또한 91억8000만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20년에는 86억3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하지만 셀트리온USA는 이번 FDA 리콜 조치로 제품 유통 관리에서 허점을 드러내면서 신뢰성에 타격을 받게 됐다.
셀트리온도 본사 차원에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유통 관리에서 아쉬웠던 점은 인정하지만, 키트 품질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우선 이번 리콜 조치는 FDA 홈페이지에도 언급돼 있지만 지난 12월부터 이뤄졌다”며 “3개월이나 지난 사항에 대해 갑자기 공지가 이뤄져 당황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리콜 조치는 로트에 연구용 키트가 일부 혼입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본사 측 유통 관리에서 명백히 실수가 발생한 것”이라며 “다만 판매용 키트에 대한 리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연구용 키트 유통으로 인해 인명피해도 없었다. 본사에서 판매 중인 디아트러스트 키트 품질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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