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감염병 주기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아지면서 ‘보건부 독립’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이 공약한 여성가족부 폐지와 맞물려 보건부 분리도 관철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미 학계에서는 보건부 독립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고, 대선공약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국민의힘·의료계 등에서도 이에 대해 공감하는 견해가 있다.
2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인수위의 정부 조직개편안과 관련, 보건부 분리에도 촉각이 곤두세워지고 있다. 대선 후 열린 학계 세미나에서 보건부 독립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조직학회·한국행정개혁학회 세미나에서 김은주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팬데믹이 주기적으로 온다고 가정했을 때 보건 기능을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부 분리 이후 복지부는 연금개혁과 양극화 해소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공개된 정책&지식 포럼 자료집에서는 김윤권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보건과 복지 기능을 분리해 각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재설계 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보건위생부 신설을 언급했다.
특히 질병관리청을 보건위생부 ‘실’ 또는 ‘국’으로 편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맞물려 정부조직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가 학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보건부 독립은 정치권에서도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윤 당선인 대선공약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은 보건부 독립에 대한 견해를 수차례 내놨다.
지난 2020년 김종인 前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토뢴회에 참석해 “국방을 단단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적 안보체계를 확립하는 차원에서 보건부가 강력하게 돼야 한다”며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만으로는 전국적인 방역망을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도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조직을 새롭게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보건복지부 중에 보건 관련된 것을 승격하고, 시도별로 질병지원센터 5곳을 두는 등 일사분란하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을 구비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데일리메디 신년 특별기고를 통해 “신종 전염병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로서 보건부를 설립해주길 바란다”며 “차기 정부는 보건부를 설립해서 질병청, 식약처, 보건소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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