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녹십자 상장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낸 녹십자엠에스가 사공영희 녹십자 운영지원실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고 체질개선에 나선다.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 부진으로 악성 재고가 쌓이면서 지난해 영업손실 201억원을 기록한 만큼, 향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녹십자엠에스가 지난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공영희 녹십자 운영지원실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이다.
이번 총회에서는 기존 안은억 대표 재선임 안건을 올라오지 않았다. 안 대표는 지난 2017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후 2020년 재선임에 성공했으나 4년 임기를 끝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안 대표는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안 대표는 16일 자신이 보유한 8만주를 모두 장내매도했다. 지분율은 0.38%에서 0로 낮아졌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라는 점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오지만, 회사 측은 “임기 만료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며 짧은 설명을 보탰다.
새로 선임된 사공영희 녹십자 운영지원 실장은 녹십자홀딩스 감사팀장으로 시작해 녹십자셀 경영관리실장, 녹십자 운영지원실장 지내온 인물이다. 녹십자 운영지원실장으로는 4년 넘게 일해오며 두터온 경력을 쌓아왔다.
사 신임 대표는 당장 시급한 실적 개선부터 타진해갈 것으로 보인다. 실제 녹십자엠에스는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2019년 매출 814억원, 영업이익 –30억원을 내던 회사는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내세워 2020년 매출 1133억원, 영업이익 41억원으로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2021년 매출 1016억원, 영업손실 201억원을 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녹십자엠에스 실적 부진은 진단키트 판매 부진이 크다. 특히 판매 부진에 따라 악성 재고가 쌓이면서 평가손실충당금이 반영된 상황이다.
평가손실충당금이란 향후 제품 가격이 떨어질 것을 예상해 미리 손실액을 설정한 것이다.
실제 제품 평가손실충당금은 1년 사이 44억 원에서 84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고, 같은 기간 재고자산평가손실도 43억 원에서 64억 원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지난해 잇단 공급계약 해지로 당장 재고자산 리스크를 해소할지 미지수다.
실제 회사는 지난해 12월 국내 무역회사 광일과 137억원대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11월에는 MCA Partners Inc와 3161억원에 달하는 공급계약을 해지했다.
회사 측은 재고자산 리스크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진단키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재고자산 처리는 크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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