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양극성장애 초기 치료 시 선택되는 치료제로 ‘아리피프라졸’ 선호도가 높아지고 ‘라모트리진’의 선호도는 낮아진 것으로 일부 나타났다. 우울증 치료제인 ‘부프로피온’ 선호도는 일부 상승했다.
대한정신약물학회·대한우울조울병학회가 최근 발간한 ‘한국형 양극성장애 약물치료 지침서 2022’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5번째 개정판인 이번 지침은 양극성장애의 ▲조증·경조증 삽화 ▲우울삽화 ▲혼재성 양상 ▲급속 순환형 ▲유지치료 시 선택하는 약제를 조사, 최우선·1차·2차·3차 치료 등급으로 권고했다.
우선 항정신병약인 아리피프라졸 성분은 한국오츠카제약의 아빌리파이정, 현대약품 아빌라핀정, 한미약품 아라졸정, 동광제약 동광아리피프라졸정, 명인제약 레피졸정 등의 제품이 있다.
조증·경조증 삽화 초기 단독 치료전략에서 특히 아리피프라졸의 선호도가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해당 약물은 지난 2018년 지침에서 유쾌성 조증의 2차 약물이었지만 이번에는 1차 약물로 권고단계가 상승했다.
연구팀은 “관련 권고가 전반적으로 지난 2018년과 큰 차이는 없었으나 유쾌성 조증의 단독치료 시 아리피프라졸의 권고단계 상승이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2형 양극성 장애 우울삽화 이후 유지치료 면에서도 아리피프라졸의 선호도는 상승했다. 이는 2018년 ‘올란자핀’, ‘퀘티아핀’ 등과 함께 1차 약물이었는데, 이번에 최우선 치료 약물로 등극했다.
라모트리진 병합치료, 1차 →2차 선호도 하락
뇌전증 치료제인 라모트리진은 지난 2004년 국내서 양극성장애 유지치료 적응증을 인정받은 성분인데, 피부이상반응 등 이상반응이 왕왕 보고돼왔다.
제품으로는 GSK의 라믹탈이 대표적이며, 명인제약 라모스탈정, 대웅제약 라미아트정, 부광약품 라모티진정, 이연제약 라모진정 등이 유통되고 있다.
이번에는 양극성 우울삽화 초기 치료전략 면에서 관련 변동이 있었다. 경도 및 중등도 우울삽화에서 2018년 1차 전략이었던 기분조절제+라모트리진 병합치료가 이번에는 2차전략으로 낮아졌다.
정신병적양상을 동반한 심한 우울삽화에서 비정형 항정신병약물+라모트리진 병합치료는 1차 전략이었는데, 이번에 2차 전략으로 바뀌었다.
급성 양극성우울삽화 초기 병합치료 시, 최우선 치료 전략이었던 라모트리진은 이번에 ‘리튬’, ‘밸프로에이트’와 함께 1차 약물에 위치했다.
항우울제 부프로피온 1차 약물 '호재'
우울증 치료제·금연 보조제인 부프로피온 성분으로는 GSK 웰부르틴서방정·웰부트린엑스엘정, 한미약품 니코피온서방정, 알보젠코리아 부로피온정, 대한뉴팜 부프론정 등이 국내 유통 중이다.
학회는 급성기 우울삽화 이후 유지치료 시 항우울제를 사용할 때, 부프로피온을 1차 약물로 권고했다.
지난 2018년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 계열 항우울제인 ‘에시탈로프람’, ‘서트랄린’과 함께 1차 약물이었지만 부프로피온만이 1차 약물 자리를 지키고 나머지 약들은 2차 약물이 됐다.
부프로피온은 양극성 우울삽화 3단계 치료 시 선택되는 항우울제로서 선호도가 높아졌다.
2018년 효능 면 고려 시 3위권에 들지 못했던 부프로피온은 금번 2차 약물로 올라섰고, 안전성 면에서는 2차에서 1차로 상승했다.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고려한 경우에도 2차 약물에서 1차 약물로 등극했다.
한편, 이러한 변동들은 임상 현장에서 다양한 전략을 고려하는 경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예전보다 성인 급성기 치료에서 최우선 치료 권고 전략이 줄고 2차 전략 약제의 선호도가 증가해 1차 전략이 늘었다”며 “각 치료전략에 따른 선호도 차가 줄어 다양한 전략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