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업체들이 이사회 구조를 개편하며 내부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우수한 인력을 영입해 기술 우위를 제고하는 한편, 연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겠단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엘케이, 루닛, 딥노이드 등 국내 의료 AI 업체들이 최근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하며 내부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먼저 제이엘케이는 지난 2월 최고의학책임자(CMO)로 영입한 류위선 상무를 사내이사로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했다.
류위선 사내이사는 뇌졸중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보유한 연구자로 그간 제이엘케이 의료 자문단으로 참여해왔다.
류 이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후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교수 및 한국인 뇌MR영상 데이터센터장을 역임했으며, 미국 USC 대학 LONI(Laboratory of Neuro Imaging) 에서 교환교수로 지냈다.
류 이사는 11개 대학병원에서 뇌경색 환자 1만3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련 연구를 발표한 바 있으며, 발표한 90편이 넘는 뇌졸중 관련 SCI급 논문 중 다수는 학계 영향력이 높은 저널에 게재하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야간에 발생한 뇌경색이 주간에 발생한 뇌경색 대비 증상 악화 위험이 높고 예후도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야간 발생 뇌경색 증상 악화에 대한 대처가 전문인력 부족으로 취약할 수 있어 일선 현장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제이엘케이는 류위선 교수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핵심 사업 분야인 뇌질환 솔루션 개발과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지난 1월 AI 자문단 최흥국 교수 영입하는 등 뇌와 암 관련 분야 국내외 전문의와 석학을 경영진으로 영입했다"며 "앞으로 AI 뇌졸중 솔루션 보급 속도를 높여 국내외 시장을 공략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 진단 투명성 제고 등 회사 메디컬 ESG 경영도 강화해가겠다"고 덧붙였다.
제이엘케이와 함께 루닛도 해외 및 지배구조 전문가로 이사회를 개편하며 글로벌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루닛은 지난달 30일 제9기 주주총회를 열고 글로벌 헬스케어 투자전문 벤처캐피탈 헬스퀘스트 설립자 갈헹 콩(Garheng Kong) 매니징 파트너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갈헹 매니징 파트너는 미국 스탠포드대와 듀크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글로벌 제약사 GSK와 헬스케어 전문 벤처투자사 등에서 근무한 인물이다. 지난 2012년에는 헬스퀘스트를 설립했다.
갈헹 매니징 파트너는 의사과학자이자 헬스케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투자 전문가로 루닛이 글로벌 시장을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루닛은 경영 투명성 확보와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이사회 구성을 위해 사외이사를 추가로 영입할 계획이다.
특히 이사회 참관인 제도를 추진해 지배구조 독립성과 효율성을 강화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기업 가던트헬스 헬미 엘투키(Helmy Eltoukhy) 공동대표와 벤처투자사 타이번 자산관리 보선 하우(Bosun Hau) 상무를 참관인으로 선임하고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백승욱 루닛 이사회 의장은 “국내 헬스케어 기업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 밝은 해외 전문가를 기타비상무이사 등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임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이를 통해 루닛의 글로벌 전문성이 한층 더 강화된 만큼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딥노이드 역시 지난달 3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투자전문가 전석철 사외이사를 신규로 선임했다. 전 이사는 아주아이비투자 팀장, 데일리금융그룹 팀장, 아주아이비투자 이사로 지낸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