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국내 연구진이 혈액 세균감염 여부를 3시간 내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개발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혈중 감염성 세균을 빠르게 검출하는 진단 칩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팀은 동물모델과 세균 감염 환자 혈액을 이용해서 기술 임상 유용성도 입증했다.
혈액 세균 감염 여부를 밝히는 과정은 감염이 악화해 발생하는 패혈증 사망률을 낮추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감염 여부를 진단하기 위해 쓰이는 기존 혈액 배양법은 최소 24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정확한 처방을 위해 원인균을 알아내기까지 추가 검사가 필요, 최대 진단 시간이 2∼3일 소요된다.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고, 미세 유체 칩 기술에 유전물질 검출(FISH) 기술을 접목해 3시간 내 원인균 종류까지 알 수 있는 진단법을 개발했다.
방법은 손가락 크기 칩 안에 혈액을 흘려 혈중 세균을 분리·농축한 뒤 이를 FISH 기술로 검출해 내는 방식이다.
FISH 탐침이 특정 세균 유전자와 결합하면서 형광 발색이 되는 원리다. 발색 변화를 보고 특정 세균 감염 여부를 알아낸다. 형광 세기를 비교·분석하면 감염된 세균 양도 알 수 있다.
특히 미세 유체 칩 안 자성 나노입자 덕분에 혈액 속에서 세균만 분리, 빠르게 농축할 수 있다. 입자 표면에는 면역 단백질이 코팅돼 있어 세균만 자성 나노입자에 달라붙게 되는데 이 상태에서 자기장을 이용해 세균을 분리한다.
연구팀은 또 기술을 이용해 기존 진단 기술로 음성이 나온 패혈증 의심 환자 혈액에서 세균을 정량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존 유전체 기반 검사는 유전체를 추출하고 증폭하는 시간과 복잡한 과정이 필요했는데, 이 기술은 빠른 세균 분리 농축과 즉각적인 감지로 과정도 단순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FISH 탐침 종류와 정확도를 높이고 의료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계획 중"이라며 "항생제 내성균 검출과 항생제 감수성 진단 연구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권태준, 김하진 교수팀, 분당서울대병원 이재혁 교수팀이 참여했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스몰 메소드'에 3월 18일 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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