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시험‧연구 목적에 한정해 허용되고 있는 인체유래물 중 폐지방의 산업분야 재활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로부터 나왔다.
현재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재활용을 금지하고 있는 인체 폐지방 추출 콜라겐의 경우 고부가가치 의료소재로 분류된다. 업계에선 연간 1조원의 부가가치 창출을 전망하고 있다.
11일 국회 입법조사처 ‘인체유래 폐기물 재활용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인체유래물은행 설치는 허가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주로 대학병원들이 참여해 보관하고 연구에 활용한다.
기증자 동의를 얻어 수집된다. 의료기관에서 치료 및 진단을 목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인체유래물은 연구목적에 한정해 인체유래물은행에 제공할 수 있다.
병원 등에서 배출된 인체조직은 ‘조직물류폐기물’로 분류, ‘위해의료폐기물’로 취급된다. 감염 등 위해를 줄 우려가 있는 폐기물과 보건·환경보호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의료폐기물’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재활용에 대한 의생명과학 기반 산업계의 기대가 커지면서 우리도 바이오 선진국처럼 바이오뱅크 등을 설치, 인체유래 조직물을 관리·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현재 중소벤처기업부는 2019년 폐지방이 의료기기로 사용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코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통해 실증특례 연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연구결과에 따라 하위법령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도 ‘인체 파생연구자원 가이드라인’등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1대 국회에서도 인체유래 폐지방·폐치아 재활용 관련 ‘폐기물관리법’ 4건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계류 중이다.
지난 2020년 1월 정부는 관계부처합동으로 발표한 ‘4대 분야 15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에서 인체 폐지방을 의약품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재활용을 허용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체유래 콜라겐도 의료폐기물로 분류된다. 폐지방은 전량 소각토록 하고 있으나, 콜라겐은 치료 효과가 크고 희귀성으로 인해 고부가가치 의료소재로 분류되고 있다.
소각되는 폐지방량은 연간 40톤이며 지방흡입술을 통해 발생한 폐지방 1㎏ 당 6~15g의 세포외기질을 추출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처럼 의료용이나 미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들이 포함됐다.
학술연구용 인체태반 유래 콜라겐가격은 5mg당 최대 84만원 수준이다. 인체 폐지방 콜라겐 추출 수율은 150mg/kg이므로 연간 40톤의 폐지방을 소각하지 않고 활용할 경우 약 1조원대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폐지방 등 인체유래물 산업적 가치를 활용하기 앞서 윤리성과 안전성 확보를 위한 제도 설계가 선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윤리성과 안전성 관련 우려에도 불구, 인체유래 폐기물의 재활용 범위를 폐지방과 폐치아로 확대하는 데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거나 관련 업계의 강력한 요청이 있어서 입법 및 정책이 추진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들 재료가 금전적으로 거래되지 않도록 관련 법률에 근거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배출·수거·운반·배분 과정에서 감염으로부터의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사업체계를 설계한 후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순으로 진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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