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제약사들이 국가출하 미승인 보톨리눔 톡신 제품을 대행업자에 판매하고, 이 제품을 수출하는 것은 약사법 위반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 바이오의약품정책 정현철 과장은 12일 식약처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현재 식약처는 메디톡스, 파마리서치바이오 등 국내 업체들과 보톨리눔 톡신 간접수출에 관한 이슈로 소송 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이를 지원사격하기 위해 보톨리놈 톡신 업계의 요구사항을 담은 건의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
정현철 과장은 "건의서를 보면서 제약업계가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건의 내용은 '식약처가 수출용 의약품에 대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으라고 한다'와 '식약처가 간접수출을 못하게 한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먼저, 약사법 53조에 따라 수출용 의약품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며 "또, 간접수출 자체를 문제로 보지 않는다. 단, 간접수출 시 의약품 취급 자격이 없는 자가 이 업무를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은 보톨리눔 톡신은 제약사가 직접 수출하거나 중간상을 거쳐 간접 수출된다. 간접 수출 시 대행업체와 도매상이 주로 중간상 역할을 맡는데, 여기서 법적 문제가 대두됐다.
먼저 대행업체는 약사법이 정한 의약품 취급업자가 아니다. 하지만 예외규정에 따라 제약사가 대행업체에 제품을 수여(무상 양도)해 수출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판매하고 이 제품이 수출되는 것은 불법이다.
정 과장은 "제약사들이 대행업체 이용 시 판매와 수여 개념을 혼동한 것 같다"며 "약사법 47조에 따르면 의약품을 수출하기 위해 수출 절차를 대행하는 업체에게 의약품을 수여하고 수수료를 받아야지, 물품 대금을 받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일 대행업체가 물품 대금을 받으면 의약품 취급자 예외규정을 벗어나게 된다"며 "만약 이게 가능하려면 '수출입업'을 신설하는 등 법 개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매상은 의약품 취급업자이긴 하지만 국가출하승인을 안 받은 보톨리눔 톡신 제품 판매는 불법이며, 수출도 할 수 없다"며 "우리 부처는 법에 근거해 행정처분을 내렸으며, 법원 판결이 나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최근 법원이 보톨리눔 톡신 업체들에 대한 식약처의 행정처분 보류 결정에 관해서도 간략하게 입장을 표명했다.
식약처 대변인은 "집행정지 가처분은 본안 소송과 무관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부 판단이 99% 옳다고 하더라도 판결로 뒤집힐 1% 가능성을 고려해서 기업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보는 것을 방지하고자 내리는 법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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