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최근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며 경영 효율성 제고를 꾀하는 모습이다. 업체들은 단독·공동대표 체제가 지닌 단점을 보완하고, 각자대표 체제가 지닌 장점으로 회사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클리노믹스, 인바디, 지티지웰니스, 마크로젠 등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기존 단독·공동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는 등 경영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먼저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인 클리노믹스는 지난달 28일 김병철·정종태 공동대표 체제에서 정종태·박종화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1년 회사 설립 때부터 대표로 지낸 김병철 전 대표가 물러나고 과거 김 전 대표와 공동대표를 맡아온 박종화 전 대표가 다시 합류하게 됐다.
클리노믹스는 경영체제 전환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경영 효율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같은달 24일 체성분 분석 전문기업 인바디도 차기철 단독대표 체제에서 차기철·이라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인바디는 이라미 대표를 선임하면서 회사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라미 대표는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을 졸업하고 2003년 인바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연구소장, 해외영업 부서장, 유럽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유럽법인의 150% 성장을 이끌어 내는 등 코로나19 속에서도 최대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지티지웰니스도 기존 한윤석 단독대표 체제에서 한윤석·임지현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회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한 임지현 사내이사를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임 대표는 회사 경영과 신규 사업을 책임지고 기존 한윤석 대표는 해외사업부분을 맡는다.
회사는 신규 사업 확장과 함께 각자 대표체제 변화로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표체제 전환은 경영효율성 제고로 회사 가치증대를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회사는 삼정회계법인 출신 임 대표를 영입해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주력하겠단 각오다.
앞서 지티지웰니스는 외부감사에서 비적정 의견인 ‘의견 거절’을 두 차례나 받으면서 코스닥 시장 퇴출 위기에 놓인 상태다. 임 대표는 앞서 국내 기관전문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에서 지낸 이력이 있다.
마크로젠도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이수강 단독 대표이사 체제에서 이수강·김창훈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키로 했다.
김창훈 대표는 전 마크로젠 전 최고기술책임자 CTO로 미국립암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향후 이수강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신규 거점을 확대하며 글로벌 유전체 분석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창훈 대표는 국내 사업을 총괄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개인유전체검사, 마이크로바이옴 등 소비자 중심 신사업 포트폴리오 지속 확대와 글로벌 사업의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밖에 치과용 엑스레이 기업 바텍도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정훈 단독대표 체제에서 현정훈·김선범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했다.
한편, 경영체제는 유지하면서 새로운 대표만 임명하는 사례도 존재했다.
녹십자엠에스는 기존 안은억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새 대표로 사공영희 前 녹십자 운영지원실장을 선임했다. 사공영희 대표이사는 녹십자홀딩스 감사팀장, 녹십자 경영관리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도 기존 신상철·이민섭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변화를 줬다. 회사는 이민섭 대표가 물러나면서 조성민 대표를 신규 선임했다. EDGC는 조 대표 선임에 대해 영업역량을 강화하겠단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