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관련 논란이 정치권에서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해 찬반 양론이 공론화되는 모양새다.
의료계에서 개인적으로 정 후보자에 대한 옹호나 비판 입장 글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처음으로 사퇴 촉구 관련 요구가 ‘집단행동’으로 가시화됐다.
노환규 前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18일 SNS를 통해 ‘정의가 구현되고 상식이 통하는 나라를 원하는 대한민국 의사들 일동(의사들 일동)’이라는 명의의 성명서를 게재했다.
노 前 회장에 따르면 의사들 일동은 조국 前 법무부 장관 사태 때 서명운동에 나선 의사들이 주축이 된 곳으로, 대한의사협회를 통해 실명이 확인된 의사만 6137명이다. 특별한 활동을 정기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계 이슈가 있을 때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논란과 정 후보자 자녀 의혹 등을 ‘공정의 훼손’이라는 측면에서 동일한 사건으로 봤고, 해당 논란이 ‘불법’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충돌’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정 후보자 자녀 논란이 엘리트 지식인과 의사직의 명예를 더럽히는 행위라는 점, 나아가 정 후보자가 장관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점 등을 분명히 했다.
의사들 일동은 “정 후보자 자녀 의과대학 편입, 군대 문제와 관련한 의혹 등이 공정성 훼손에 대한 의심을 받는 것은 본인이 고위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기관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비교해서 불법을 동원했느냐, 편법을 동원했느냐 차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자녀가 편입할 때 특별전형 제도가 존재했다는 사실, 정 후보 및 그의 딸과 인연이 깊은 심사위원 3명만 구술평가시험에서 만점을 줬다는 사실, 정 후보자 아들이 5년 만에 현역에서 4급을 받았고 이 사이 의료비 사용이 전무하다는 사실 등 ‘아빠 찬스’를 사용한 뚜렷한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는 정 후보자의 즉각적인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의사들 일동은 “모처럼 의료전문인의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에 대해 의사들은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면서도 “그러나 공정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는 즉시 장관 후보직을 사퇴함으로써 새 정부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며 “그러지 않을 경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정 장관 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한 톨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조사하겠다’고 천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의사출신 국회의원부터 대학교수도 '갑론을박'
의료계 집단행동이 발발하기 전부터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편입에 대한 갑론을박은 이어져 왔다. 의사출신 국회의원부터 대학교수까지 다양하다.
우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 관련 이슈를 의료계의 '말 못할 불평등의 진실'로 규정하고, 이 같은 사례가 의료계에 광범위 하게 퍼져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신 의원은 “의료계에서 의대 편입제도는 의대교수 자녀들 진학을 위해 만들어지고 활용돼 왔다는 ‘카더라’ 통신이 파다하다. 하지만 그 문제점이 지적되고 실체를 확인 해본 적은 없다”며 “아니 확인해볼 용기도 없이 모두들 ‘성골’, ‘진골’ 출신 의사 자녀들이 금수저 신분임을 인정한 채 눈감아 왔다”고 지적했다.
또 정 후보자의 장관 후보 자격에 대해서도 “위암 수술 전문 의사로서의 평가와 보건복지부 장관 평가 기준은 동일하지 않다”며 “보건복지부를 이끌어 가야 하는 수장으로서 적절한 삶을 살아 왔는지 진정성 있게 돌아보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면 정 후보자와 같은 경북대 의대에 속한 이재택 핵의학과 교수는 그를 옹호했다.
이 교수는 “정 후보자 딸은 합격자 33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38등이고, 후보 합격자 5순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해 등록 과정에서 합격자 10명 정도가 등록을 포기하며 학생이 제법 빠져서 편입생 33명 중 27등으로 합격했다"고 밝혔다.
또 정 후보자 딸이 특정 면접실에서 면접관 3명 모두에게 만점을 받은 것에 대해선 “정 후보자 딸이 만점을 받은 '3번 방'은 추론 면접실"이라며 "정답이 어느 정도 정해진 정량적인 점수 체계이고 맞으면 면접관 3명이 모두 20점(만점)을 받는(주는) 곳”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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