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사 출신 인사 영입이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과장(부서장) 이상 고위직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19일 식약처가 공개한 올해 3월 기준 인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부처 전체 공무원 수는 2018명이다. 이 가운데 의사 출신은 20명(공무원 1명, 공무직 19명), 약사는 256명(공무원 246명, 공무직 10명)으로 집계됐다.
고위직 인사를 살펴보면 과장 이상 보직자 수는 총 132명으로 이중 의사는 1명(0.8%), 약사는 35명(26.5%)이었다.
공무직 의사들은 대부분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내 심사관으로 배치돼 있다. 2019년 9월 기준 12명과 비교하면 7명 증원됐지만 여전히 충원이 더 필요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현재 식약처의 의약품·의료기기·바이오 및 첨단융복합제품 분야별 심사인력은 총 305명이다. 의약품 심사부 13명, 바이오생약심사부 106명, 의료기기심사부 64명으로 구성돼 있다.
단, 첨단융합제품의 경우 별도 분야로 구분하지 않고 해당하는 각 심사부서에서 검토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식약처 내에 코로나19 백신·치료제 허가전담심사팀도 운영하고 있다.
심사팀은 치료제총괄검토팀과 백신총괄검토팀으로 나뉘며, 각 팀 반장은 의약품심사부장과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이 담당하고 있다. 각 검토팀은 품질심사팀, 비임상심사팀, 임상심사팀으로 구성돼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K-바이오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국내 의약품 및 의료기기 시장이 전기를 맞았다. 밀려드는 심사 업무에 비해 이를 검토할 전문인력은 한정적이다보니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다.
실제 식약처 의료제품 심사인력은 305명인데 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8051명, 일본 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리청(PMDA)은 566명으로 나타났다. 우리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26배까지 인원이 많은 것이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의사 출신 심사관 연봉은 1억2000만원 수준으로 식약처장과 비슷하지만, 임상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들 급여에 비하면 적은 데 비해 업무량은 과도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에 식약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소속 의사인력을 임상시험 심사 검토에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담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예를 들어 만약 의사 출신 심사관을 1명 더 충원한다면 경제적 파급효과나 환자 혜택이 더 클 것"이라며 "한달 걸릴 코로나19 치료제 심사가 1주일만에 끝날 수 있는데, 이 경우 국내 기업들이 개발하는 치료제나 백신 출시도 앞당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큰 바람이 있다면 안정적인 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규직 인원이 느는 것"이라며 "하지만 인력에 관한 문제는 행안부 등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보니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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