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최근 일부 안과 병·의원에서 과도한 백내장 수술을 권유하고 실손보험금을 청구하도록 유도하는 행위가 팽배한 가운데 의료계에서 자정 목소리가 나왔다.
다만 금융당국과 보험협회가 고액의 현상금까지 내건 데 대해서는, 모든 백내장 수술 및 안과 의료계 전체에 대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다.
최근 이종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학회는 일부 안과에서 시행되고 있는 비윤리적 불법행위를 인지하고 그동안 수차례 경고문을 발송하는 등 자체적인 자정 노력을 해왔다”며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안과의원들로 인해 대다수 안과 의사들 위상이 훼손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이 언급한 불법행위란 최근 일부 안과 병‧의원에서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활동’이다.
안과학회에 따르면 최근 일부 브로커들이 안과 병‧의원과 결탁, 실손보험에 가입한 환자들을 유인해서 무분별한 백내장 수술을 받도록 권유하고 있다.
이들은 환자들에게 ‘백내장 수술 보험금 지급이 까다로워진다’며 부추기는 한편, 숙박‧교통비 등 향응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인을 시도했다.
또한 수술받은 환자들에게 시력 교정용 다초점 렌즈 가격을 비싸게 책정해 폭리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력 교정용 다초점 렌즈는 건강보험 비급여 대상으로 실손보험이 전액 부담하게 된다.
이 이사장은 “브로커에 의한 소개나 환자들에게 금전을 주며 진료를 받도록 유인하는 행위는 의료법 27조 3항을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도 의도하지 않게 불법행위에 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윤리적인 불법행위를 목격했다면 의협 및 안과학회에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사용 렌즈 종류와 본인에 맞는 렌즈 선택, 수술 후 부작용 가능성, 안과 기저질환에 따른 영향 등에 대해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한 뒤 수술을 결정할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현상금’까지 내걸고 노인 백내장 수술 관련 불법행위를 정조준했다. 지난 17일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백내장 수술 보험사기 특별 신고기간’(4월18일~5월31일) 중 접수된 제보건에 대해 포상금을 확대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에 따르면 특별 신고기간 내 접수된 제보에 대해 수가가 진행되고, 신고자가 구체적 물증(사진‧동영상‧서류 등)이나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한 것이 인정되면 신고자 구분에 따라 환자에겐 100만원, 브로커에겐 1000만원, 병원 관계자에겐 3000만원을 지급한다.
이에 대해 최경식 안과학회 의료현안대책위원장(순천향대서울병원 안과 교수)는 “브로커 알선 및 금품 제공 등 불법행위는 분명 근절돼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일부 안과 병‧의원에서 벌어지는 위법적 행태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현재 보혐업계에서 주도하고 있는 현상금의 경우 자칫 모든 노안 백내장 수술, 그리고 전체 안과 의료계에 문제가 있다고 매도될 여지가 있어 우려스럽다“며 ”대다수 회원들은 지금도 양심과 의료적 사명에 따라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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