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이 임상시험 전담 생활치료센터를 축소하는 대신 병원들을 대거 추가했다.
하지만 병원 여건으로 인해 임상 활성화를 위한 ‘외래환자 참여’는 요원한 상황이다. KONECT와 의료계는 5월 말로 예상되는 격리의무 해제 이후 임상 참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KONECT에 따르면 코로나19 경구치료제 임상시험 참여 의료기관은 4월 26일 일부 변경됐다. 지난 8일 정부가 생활치료센터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임상 참여 가능 기관은 임상시험 전담 생활치료센터 2곳(프레이저플레이스남대문호텔, 합강캠핑장)을 비롯해 보라매병원,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인제대 일산백병원, 인천세종병원, 인하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 9곳이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7개 병원의 경우 기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던 인천세종병원, 보라매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외에도 전북대병원, 인하대병원, 일산백병원 등이 새로 합류했다.
생활치료센터 2곳의 경우 프레이저플레이스남대문호텔은 경희의료원이, 합강캠핑장은 세종충남대병원이 관리 중인 센터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생활치료센터와 병원 모두 이번에 발표한 임상시험 기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기존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던 서울의료원과 은평성모병원, 명지병원은 제외됐다.
이번 명단에서는 참여기관에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병원’이 다수 합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원칙상으로는 자택에서 격리 중인 환자들도 ‘외래 방문’을 통해 임상 참여가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KONECT 이번 발표를 통해 임상에 참여하는 환자들은 반드시 입원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원칙상으로는 외래를 통한 임상 참여가 가능하지만 현 의료기관들 여건상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KONECT 관계자는 “방역지침 변경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의 외래 방문이 가능해졌다”며 “임상시험도 해당 원칙에 따라 운용된다. 원칙상으로는 외래 방문을 통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참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에 등록된 병원들의 경우 환자가 임상에 참여할 때 해당 기관에 입원해야만 한다”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외래로 임상에 참여하려면 병원에서 별도 분리된 임상시험용 동선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까지 임상 참여기관 중 별도 동선을 마련했다는 기관이 없어, 재택치료자의 외래를 통한 임상 참여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ONECT는 코로나19 격리의무 해제가 이뤄진 뒤 임상 참여가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격리의무 해제 예상 시점은 5월 하순이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중 3상 단계에 진입한 신풍제약과 일동제약은 각각 31개 병원, 24개 병원이 임상시험에 참여 중이다. KONECT 발표 명단에 포함된 기관보다 훨씬 많다. 격리 해제가 이뤄져야 이들 병원까지 임상 참여가 용이해진다는 분석이다.
KONECT 관계자는 “별도 동선 마련 및 입원 조치 등은 모두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주어진 격리 의무로 인한 것”이라며 “격리 의무가 해제된다면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될지는 KONECT를 비롯해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 등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계 또한 격리의무가 면제되는 시기가 임상 활성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를 위해 제약사들이 임상 프로토콜 등을 미리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방 국립대학대병원 감염내과 K 교수는 “격리의무가 해제되고 코로나19 환자들이 외래를 통해 참여할 수 있어야 임상이 본격적으로 활성화할 것”이라며 “다만 임상시험계획(IND) 내 프로토콜과 격리 면제 상황이 상충 부분이 없는지 제약사들이 미리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