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글로벌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아마존 케어'를 내세워 원격의료 사업에 나선 가운데, 최근 쿠팡이 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인 '쿠팡케어'를 시작한 데 이어 헬스케어센터를 개점하는 등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아마존 케어가 당초 직원건강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에서 시작했다는 점과 쿠팡이 '한국판 아마존'을 기업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원격의료 시장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직원 건강관리를 위한 헬스케어센터 3호점을 개점했다. 대구에 지어진 센터에서는 배송직원을 대상으로 근골격계 질환과 부상 예방을 위한 건강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프로그램은 회당 30분씩 주 2회, 8주 동안 진행하며 의료진이 정확한 운동 동작과 업무 시 피해야 하는 동작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가정의학과 전문의를 소속 의료인으로 두는 등 전문성도 갖춰가고 있다.
센터에서는 또 스트레스 정도 측정, 체성분 측정, 체형 분석 검사 등 다양한 건강 상담은 물론 고혈압, 당뇨, 스트레칭, 금연 등 다양한 건강 관리도 지원한다.
특히 쿠팡은 애플리케이션에서 '만보 걷기', '식단 조절' 등 미션을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면 소정의 보상을 지급하는 비대면 건강증진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쿠팡은 지난해 9월 김포와 강남에 헬스케어센터 1호점과 2호점을 여는 등 전 사원 건강관리에 힘을 쓰고 있다.
회사는 향후 직원 접근성을 고려해 전국 각 지역에 센터를 확장해갈 계획이다. 특히 센터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지만 앞으로 건강상담 콜센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쿠팡이 이 처럼 '의료 복지'에 주목하면서 향후 원격의료 시장 진출에도 행보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 쿠팡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아마존이 미국 전역에서 제공하고 있는 원격의료 서비스 '아마존 케어'와 시작이 흡사한 모습이다.
아마존 케어는 아마존웹서비스 클라우드를 활용해 가상 진료와 무료 원격의료 상담, 방문 진료를 연계한 하이브리드 헬스케어 서비스다.
환자 건강 상태 모니터링, 코로나 및 독감 검사, 예방 접종, 질병 및 부상 치료, 예방 치료, 성 건강, 처방 요청 등 문자 및 영상 검진을 비롯해 채혈 등 간단한 1차 진료를 위한 의사 및 간호사 파견 및 병원 예약 등을 지원한다.
아마존 케어는 2019년 9월 시작 당시에는 아마존 직원 건강관리 서비스에 불과했다. 그러다 힐튼, 실리콘랩, 트루블루, 홀푸드마켓 등 다른 기업으로 서비스를 확장해 현재 수백만 명에 달하는 회원을 지원하고 있다.
아마존 케어는 미국 전지역에서 이용 가능하다. 대면 진료 서비스는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시카고, 뉴욕 등 올해 20개 이상 새로운 도시로 연내 확대할 예정이다.
아마존에 이어 월마트도 지난해 원격의료 업체 미엠디를 인수하면서 미 전역에 걸친 원격의료 사업에 나선 상황이다.
미엠디는 2012년 창립해 미국 전역에서 원격의료 서비스를 연중 24시간 무휴로 제공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회원 500만명에게 의료 및 정신 건강을 위한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처럼 글로벌 유통기업들이 원격의료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도 헬스케어센터를 거점으로 원격의료 사업 역량을 단계적으로 키워갈 수 있단 분석이다. 또 전문 의료진을 소속 인력으로 고용하고 있는 만큼, 사내병원과 같은 형태로 키울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쿠팡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직원 건강관리를 위해 헬스케어센터를 개점한 것은 맞지만 사내병원, 원격의료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 "지금은 단순히 직원 복지 차원에서 시작한 사업으로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