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라는 명찰을 달고 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타깃 시장은 삼성, SK와 같은 의약품 위탁생산(CMO) 분야가 유력하다.
9일 특허청 키프리스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공식 법인명은 아니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로 내달 미국에서 개최되는 ‘바이오USA’ 참석도 신청했다.
이때 업종을 바이오의약품 CMO라고 기재했다. 바이오 분야 최대 국제 행사로 꼽히는 바이오USA 첫 참석으로 바이오 사업 청사진을 선공개한 셈이다.
바이오USA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소강 상태로 접어들면서 대면행사로 치러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 기업이 참가한다. 롯데 역시 시장 분위기 파악을 위해 참석한다.
앞서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헬스케어와 바이오가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작년 8월 ESG경영혁신실 신성장 2팀(바이오)과 3팀(헬스케어)을 신설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는 올해 열린 정기 주총에서 "바이오와 헬스케어 사업을 롯데지주가 중장기적 과제로 투자하고 육성할 계획"이라고 발언했다.
실제 가시적인 행보도 있다. 지난 4월 1일 700억원을 투자해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한 것. 바이오 사업을 맡은 신성장2팀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이원직 상무가 합류하기도 했다.
이 상무는 미국 UC버클리대학교 분자세포생물학과를 졸업, BMS를 거쳐 삼성전자 신사업 추진단에 영입됐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기획을 담당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자리를 옮겨 품질팀장, 완제의약품 사업부장 등을 역임했다. 바이오 CMO 사업 추진 노하우를 갖춘 상무 영입으로, 롯데는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신사업에 나설 수 있다.
CMO 사업 추진을 위한 M&A(인수) 기업 물색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당초 엔지캠생명과학과 같은 바이오벤처 인수설이 제기됐지만, 지금은 미국 등 해외 CMO업체 인수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국내 CMO 시장은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대기업들이 덩치를 키우며 장악 중이다. 여기에 롯데가 가세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삼성과 비슷한 방식으로 바이오 시장에서 포지셔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른 대기업들처럼 연구개발보다 제조에 기반을 둔 CMO를 타깃 마켓으로 설정하고 관련 기업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 및 컨설팅기관인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CMO 시장은 2019년 119억달러(약 14조원)로 연평균 13.7% 성장해, 2025년 253억달러(약 3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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