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인 정호영 전(前) 경북대학교병원장의 낙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달리 임명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정 후보자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싼 협상 카드로 남겨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국회 동의 없이 임명했다. 이로써 18명의 장관 후보자 중 14명의 장관이 임명됐다.
윤 정부 출범 이후 청문보고서가 채택돼 임명된 장관은 10명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날 임명된 장관까지 총 4명이다.
남은 부처는 △법무부(한동훈) △보건복지부(정호영) △여성가족부(김현숙) △교육부다. 이 중 윤 대통령과 여권의 최대 고민은 정 후보자다.
정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았고, 윤 대통령이 재송부를 요청해 임명을 강행할 뜻을 내비친 후보자 중 유일하게 임명 전이다.
대통령이 결정을 미루면서 일각에선 사실상 낙마 수순을 밟게 됐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정 후보자 임명 여부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준석 대표와 90분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윤 대통령 취임 사흘 만에 이뤄진 만남이다.
이 대표는 자녀 의대 편입학과 관련해 ‘아빠 찬스’ 의혹을 받고 있는 정호영 장관 후보자 거취와 관련해서 ‘빠른 결정’을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한 여권 인사는 “정 후보자 임명을 미룬 것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염두에 두고 야당의 협조를 최대한 이끌어내고,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장관 임명에 정치권과 국민 모두 등을 돌리는 모습이다.
최근 진행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 후보자 임명에 대해 응답자의 24%만이 ‘적합하다’고 답한 반면 ‘적합하지 않다’라는 의견은 45%로 크게 앞섰다.
‘보수 지지층’에서도 정 후보자 장관 임명에 부정적인 의견이 두드러졌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정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아직 본인의 자진 사퇴 의사와 지명 철회에 대한 언급이 나오진 않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됐고 보고서 재송부도 요청했는데 아직 임명을 하지 않는 것은 사실상 철회라고 봐야 한다. 지방선거를 고려해도 임명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