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허가 원료를 사용해 유방보형물을 제조하다 적발돼 판매중지 처분을 받은 한스바이오메드가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벨라젤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지 2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특히 올해 초 벨라젤에 사용한 미허가 원료가 '무해하다'는 시험 결과를 발표하는 등 안전성 논란도 해소해 벨라젤 사업 재개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스바이오메드가 올 2분기(2022년 1~3월) 매출 111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내며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9월 결산 법인인 한스바이오메드는 이로써 반기 누적매출 225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과 유사하지만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각각 12%, 17%씩 절감해 영업이익을 높였다.
한스바이오메드는 2020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지 않은 원재료를 사용해 벨라젤을 제조해온 사실이 적발되면서 판매중지 처분을 받았다.
벨라젤을 포함한 실리콘 소재 매출은 회사 전체 매출 비중 40%에 육박했던 만큼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졌다.
실제 한스바이오메드는 2021년 실리콘 소재 매출이 5%로 급락하면서 매출 250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재고 평가 손실, 반품부채 등을 인식하면서 영업손실 규모도 198억원으로 커졌다.
그러나 최근 회사는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올 초 벨라젤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시험 결과를 발표하며 안전성 논란도 일단락됐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용출물 ▲추출물 ▲생물학적 안전성(세포독성, 발열성, 급성독성, 피내반응, 감작성, 유전독성, 아만성 이식)에 대한 전임상 시험에서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회사 측은 입장문에서 "벨라젤에 사용한 허가받지 않은 원재료 5종은 대부분 다른 이식용 의료기기에 사용되고 있는 원료"라면서 "이식환자에게 미칠 위험성은 낮다"고 밝혔다.
벨라젤 사건이 정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업계에서는 벨라젤 사업 재개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벨라젤이 당초 회사 주력 제품인 데다 그동안 성장 견인에 많은 기여를 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측은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안전성을 검증했더라도 신뢰도를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벨라젤 사업 재개에 대해 "당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벨라젤 사업을 포기한 것은 아니며, 추후 사업을 추진할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회사는 당장 벨라젤 판매중지에 따른 출혈은 안면조직 고정용 실인 민트리프트 등 의료기기 사업으로 매워가겠단 계획이다.
실제 2020년 반기(1~3월) 기준 26%에 그치던 의료기기 비중은 2022년 반기 42%로 대폭 확대됐다. 매출 규모는 88억원에서 145억원으로 64% 증가하며 사업 역량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민트리프트 매출은 이미 벨라젤 매출을 뛰어넘었다"면서 "미국에서 수출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어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