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가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지속할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발병 위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알코올 지방간 질환’ 환자 129명과 정상인 75명 등 총 204명을 ‘고탄수화물 섭취군’과 ‘저탄수화물 섭취군’으로 나눈 후 탄수화물 섭취량에 따른 지방간 발병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고탄수화물 섭취군은 그렇지 않은 저탄수화물 섭취군과 비교해 비알코올 지방간이 발병할 위험이 유의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수화물 섭취와 간 손상 마커(ALT)와의 상관관계는 고탄수화물 섭취군에서만 양의 상관관계가 확인됐으며, 이는 잠재적 혼란변수를 조정한 후에도 통계적 유의성이 유지됐다.
탄수화물 섭취와 인슐린 저항성 바이오마커(HOMA-IR, adipo-IR) 사이 연관성도 고탄수화물 섭취군에서만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알코올 지방간을 가진 고탄수화물 섭취군은 장내 세균 발현이 증가한 반면 간섬유화 억제에 도움이 되는 박테리아의 장내 풍부함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비알코올 지방간 진단을 위한 예측모델에 이러한 세 가지 미생물군을 추가할 경우에는 BMI와 연령, 성별만을 이용한 경우보다 예측의 정확성이 12% 가량 상승했다.
이에 연구진은 고탄수화물 섭취가 장내 미생물 다양성에 부정적인 변화를 일으켜 비알코올 지방간 발병 및 악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많은 탄수화물을 섭취할 경우 장내 미생물군 변화로 간 대사기능 및 비알코올 지방간의 중증도가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등 영양소 균형이 잡힌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가진 SCIE급 국제학술지인 ‘장 미생물 저널(Gut Microbes)’ 5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