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용량 리툭시맙과 암 발생은 상관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권현욱 교수팀이 신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2900여 명을 대상으로 혈액형 불일치 또는 조직적합성 부적합으로 수술 전에 저용량 리툭시맙 치료 여부에 따른 암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리툭시맙을 사용하지 않았던 환자의 수술 후 암 발생률은 약 3%였던 반면, 리툭시맙을 사용한 환자는 약 2%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었다.
리툭시맙은 면역억제제 중 하나로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만드는 B세포(면역세포)를 사멸시킨다. 림프종, 백혈병 등 항암 치료에 고용량으로 사용되는 약물로 혈액형 불일치 또는 조직적합성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 환자에게는 술후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저용량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리툭시맙을 고용량으로 사용하면 환자 면역 기능이 저하돼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저용량 사용에 대한 연구 결과는 거의 없었다.
이번 연구는 고위험 신장이식 예정 환자에게 저용량으로 세밀하게 조절해 사용할 경우 부작용 없이 새로운 신장이 잘 자리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권 교수팀은 2008년 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신장이식 수술 환자 2895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리툭시맙 주사를 맞지 않은 2273명과 리툭시맙 주사를 맞은 622명을 각각 평균 약 83개월, 72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리툭시맙은 혈액형 불일치 또는 조직적합성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 환자들에게 수술 1~2주 전에 주사로 투약됐으며, 환자들은 국가 암검진프로그램에 따라 위내시경 및 대장내시경, 복부초음파 등을 통해 암 발생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리툭시맙 주사를 맞지 않은 환자 중 약 2.9%(65명)에서 추적 관찰기간 동안 암이 발생했으며, 리툭시맙 주사를 맞은 환자 중 약 1.9%(12명)에서 암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 두 집단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권현욱 교수는 "두 집단 모두 비뇨기, 갑상선, 혈액, 대장, 유방, 위 순으로 암이 발생했으며, 환자 나이와 비만도(BMI)가 신장이식 수술 후 암 발생과 가장 관련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외과학회지(Annals of Surgical Treatment and Research, IF=1.859)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