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肝) 수치는 간 손상이 있는 경우 혈액 내에서 농도가 올라가며, 수치가 정상인 경우에 비해 간 질환 및 관련 질환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송병근 임상강사, 신동현 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에서 간 수치가 높은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상승 관련 원인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는 지난 2003년과 2019년 사이 병무청 징병 검사를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 535만5941명의 검사 기록을 분석한 결과다.
간질환은 자각 증상이 없다가 질환이 진행된 이후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는 진행성 간질환이 오기 전에 간 손상 유발 요인을 찾아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간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핵심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모든 남성이 징집 해당 연령에 병무청에서 간기능 검사 및 비만, 혈압, B형 간염 검사 등이 포함된 신체검사를 받는다.
이런 자료는 전체 남성을 대상으로 인구집단 수준에서 전체 간질환 관련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빅데이터다.
연구팀에 따르면 1986년생은 간 수치가 정상(34 이하)을 초과한 이들이 13.2%였으나 2019년 검사 받은 2000년생은 이 같은 비율이 16.5%로 증가했다.
간 수치가 높았던 이들은 80.8%가 과체중 및 비만으로 확인됐고, 고혈압 등 대사질환도 동반 증가했다.
B형 간염 유병률은 1984년 남성이 3.19% 였던 것에 비해 2000년생은 0.18%로 대폭 감소했다.
연구팀은 "젊은남성들의 'B형 간염 항원 양성률'이 0.18%로 확인된 점은 국가적 B형 간염 정책이 성과를 거뒀다는 의미"라며 "젊은 연령층에서 간질환 부담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평했다.
다만 "B형 간염 유병률이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간 수치가 상승된 사람이 증가하고 비만,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도 증가한 점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주관한 신동현 교수는 "국가적 관심에 힘입어 B형 간염 걱정은 덜었지만 간 수치 상승, 비만,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이 젊은 성인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대사성 질환 증가를 공중보건정책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갖고 관리하지 않으면 추후 큰 사회적 부담이 될 수 있다.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보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