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수익모델 찾기에 혈안이다.
새 정부 기조에 따라 비대면 진료 합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제도화가 돼도 일정 부분 제한이 따를 것이라는 판단에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이용자 유치에 중점을 두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수익 창출에 무게를 두며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변화를 보이는 곳은 굿닥이다. 굿닥은 최근 병원 예약 서비스를 리뉴얼하며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마쳤다. 회사는 이르면 내달 초 개편한 서비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굿닥은 비대면 진료에 비중을 두기보다 사업 초기 모델인 병원 예약 서비스에 무게를 실었다. 회사는 진료과 별 병원 찾기, 심야 운영 약국 찾기, 위치기반 유전자증폭(PCR) 검사, 신속항원 검사 가격비교 사업 초창기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앱을 손질했다.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초진이 아닌 재진 중심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이는 비대면 진료가 합법화가 되더라도 초진을 제한하는 등 적잖은 규제가 따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임진석 대표는 이달 초 열린 대한디지털헬스학회 학술대회에서 "비대면 진료 시 초진을 할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재진환자를 위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라케어를 운영하는 블루앤트도 수익모델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회사 측은 금년 하반기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겠단 입장이다.
회사는 20년 넘게 운영해온 의사 커뮤니티 플랫폼 '닥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단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최근 닥플 회원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폐쇄형 온라인 쇼핑몰 '닥플딜'을 선보이기도 했다.
닥플딜은 닥플에 가입된 의사 회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폐쇄형 온라인 쇼핑몰이다. 최근 변화하는 의사 회원 니즈(Needs)에 맞춰 식품부터 가전, 취미용품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상품을 제공 및 판매한다.
폐쇄몰이라는 특징으로 중간 마진을 없애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품 구매를 할 수 있고,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주문·결제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 1위로 불리는 닥터나우도 살길 모색에 한창이다. 닥터나우는 최근 400억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도 마련한 상태다.
닥터나우는 현재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하는 커뮤니티 구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달 초 홈페이지에 상근 및 계약직 의사 및 간호사 채용 공고를 올리고 의료진 모집에 나섰다. 지난 4월에는 의료전문가 상담 및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스터즈 컴퍼니'를 인수하기도 했다.
의료진은 사내에서 실시간 답변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한다. 환자가 불편한 점이 있거나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의료진이 정확한 정보로 답변을 하는 등 일종의 커뮤니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10억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한 바로필도 차별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로필을 운영하는 메드고는 현재 단순 비대면 진료가 아닌 비대면 맞춤 영양제 서비스에 무게를 싣고 전략을 새로이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난립하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시장도 어느정도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고객 경험을 위해 이용자 유치에 중점을 뒀지만 비대면 진료는 이용자가 많다고 수익을 곧바로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제도화 추진과 함께 수익사업을 구상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