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관가(官街)에 ‘부부 차관’ 소식이 전해졌다. 공직 생활을 함께 하는 부부는 흔하디 흔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정무직 공무원의 최고 자리인 차관에 오른 경우는 이례적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과, 신영숙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이들 부부는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한 동기다. 남편인 이기일 차관은 보건복지부, 부인인 신영숙 원장은 인사혁신처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부드럽고 온화한 성품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해박한 업무지식을 겸비해 조직 내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이기일 차관은 1965년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태어나 철도고등학교와 건국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의 길을 걸었다.
보건복지부 대변인을 거쳐 보건의료정책관과 건강보험정책국장을 연이어 지내며 국내 보건의료정책과 건강보험정책을 총괄해 온 바 있다.
신영숙 원장은 충남 당진 태생으로 서울 정의여자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오리건대 교육행정학 석사와 고려대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남편인 이기일 차관과 마찬가지로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후 인사처 공무원노사협력관·인사조직과장·인사관리국장과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특히 공무원노사협력관·인사조직과장 시절 공무원 노조와 인사처 직원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었고, 인사관리국장을 맡으면서 공무원 인재개발 정책을 총괄해왔다.
각자 평생을 몸 담았던 중앙부처에서 선 굵은 행보를 이어오던 이들 부부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잇따라 대통령 임명장을 받았다.
보건의료정책실장을 맡고 있던 이기일 차관은 지난 5월 9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으로 임명됐다. 2차관은 보건의료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다.
이로부터 한 달 남짓 흐른 지난 22일 신영숙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상임위원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임명 소식이 전해졌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정식 직함이 차관은 아니지만 차관급으로 분류되는 자리다. 남편의 차관 승진 한 달 여 만에 부인도 차관급 자리에 오른 셈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부부 공무원이 적잖지만 동시에 차관 자리에 오르는 경우는 드물다”며 “두 분의 성품과 업무 능력에 기인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