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개흉 수술을 통해 심장인공판막을 교체한 80대 노인에게 타비시술(TAVI, 경치적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시행해 부작용을 막은 사례가 나왔다.
서울성모병원은 7일 심뇌혈관병원(병원장 장기육 교수) 타비팀이 두 번의 수술로 심장인공판막을 교체하고도 심한 판막주위누출과 대동맥 인공판막부전이 발생한 고령의 환자를 타비시술로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판막은 심장이 내뿜고 되돌아오는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잘 흐르도록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데, 쓰면 쓸수록 닳아 얇아지면서 찢어질 수 있다.
심장판막 질환은 75세 이상 인구 가운데 3~4%가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타비시술은 고령이나 수술 위험성이 높은 중증 대동맥판막 협착증 환자에게 가슴을 열지 않고 대동맥판막을 삽입할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이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번에 타비시술을 시행한 환자 김 모씨(82세,남)는 2012년 수술적 대동맥판막 치환수술을 받았는데, 2017년 감염성 심내막염이 발생해 기존 판막을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또 한번의 심장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판막주위 부적절한 섬유조직의 성장과 봉합사 소실 등으로 판막 주위 누출이 점점 심해져서 2018년 3월에는 누워 있기도 힘들 정도로 숨이 차게 됐다.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와 타비팀은 흉부외과 교수들과 상의후 환자가 고령인데다 이미 두차례 가슴을 열고 심장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수술적 교정은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타비 시술로 치료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일반적인 타비시술로는 판막부전은 치유할 수 있지만 판막주위누출은 해결하기 어려웠다.
이에 기존 수술용 판막을 풍선을 사용해 골절시킨 후 직경이 조금 더 큰 타비판막을 허벅지 동맥을 통해 삽입, 기존 판막부위에 위치하게 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판막을 자리 잡게 했다.
환자는 6월 30일 시술 후 6일 만인 7월 6일 “시술 후 숨 쉬기가 편해졌다”며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병원에 따르면 이처럼 인공판막 삽입 후 판막주위 누출과 판막부전이 발생한 환자를 타비시술로 해결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장 교수는 “해당 환자는 심장 인공판막이 노화됐지만 수술 치료가 어려웠는데, 타비 시술로 건강을 되찾았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최근 중증 대동맥판막 질환자는 고령이고 수술 이력이 있는 경우도 많아 개인별 맞춤 심장혈관 치료법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명 증가에 따라 심장판막 질환도 늘어났다. 아직도 많은 환자가 오랫동안 고생하다 증세가 심해진 상태로 병원을 찾고 있다"며 "70세 이상 노인이 가슴이 답답하고 어지럽고, 숨이 차서 똑바로 누워 자기 힘들거나, 가슴 통증 등이 있는데도 협심증 진단이 나오지 않았다면 심장초음파 검사와 함께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