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후두개염 환자를 혼자 응급실에 보낸 전공의가 형사처벌을 받자 동료 전공의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개인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016년 경남 거제 한 병원에서 급성후두개염을 진단받은 환자는 수술을 위해 부산 소재 某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송 당시 환자의 체온과 맥박, 심전도는 모두 정상이었다.
대학병원에서 야간당직 중이던 1년차 이비인후과 전공의는 외래진료실에서 후두경 검사를 통해 급성후두개염으로 진단하고 환자를 응급실로 보냈다.
환자는 외래진료실에서 5분 가량 소요되는 응급실로 이동하던 중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했고,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에 재판부는 최근 해당 전공의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급성후두개염 환자와 응급실로 이동 중 동행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번 판결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과도한 처벌”이라고 토로했다. 이비인후과 수련을 시작한지 3개월 밖에 안된 전공의가 기관절개술 등의 처치를 독립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해당 전공의가 응급실에 동행했어도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대전협은 “근본적으로 1년차 전공의 혼자 응급실 야간당직을 서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전문의 보조 하에 당직을 수행하는 게 환자안전 및 수련교육 측면에서도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응급상황 대처시 1년차 전공의에게 형사처벌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하다”면서 “응급실 당직은 숙련된 의사 책임 하에 수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은 아울러 “추후 개별 병원 및 학회 차원에서 응급실 당직과 관련해 환자안전 및 수련교육의 관점에서 프로토콜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