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플랫폼 업체들이 게재하고 있는 의료광고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진료 앱의 광고 심의 규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조만간 마련될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가이드라인에 '의료광고 게재 기준'을 포함시킨다는 방침이다.
13일 의약단체에 따르면 이들 앱은 인플루언서들에게 원고료를 지급하고 이용 후기를 요청하거나, 사후피임약·다이어트약 처방 등의 바이럴마케팅 의료광고를 게재한다.
현재 플랫폼업체의 의료 및 의약품 광고는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행위와 무관한 하나의 '스마트폰 앱'으로만 규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법 제27조 3항에 따르면 환자를 의료인에게 알선·유인하는 행위를 할 수 없으며, 제57조에 따라 의료인이 매체를 통해 의료광고를 하려는 경우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의약품 광고 역시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광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이다. 특히 전문의약품의 약품명·효과·가격 등을 명시하고 이용자가 자유롭게 원하는 전문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약사법 위반 사항이다.
이 가운데 의약단체들은 한시적 비대면 진료 허용 과정에서 야기된 전문약 불법광고 등 관련법 위반혐의에 대한 고발을 연이어 제기하고 있다.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앱 ‘솔닥’ 운영사인 아이닥터케어를 약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전문의약품 삭센다를 만능약인 것처럼 광고했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약사회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닥터나우를 약사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앱을 이용, 남성형 탈모치료 전문의약품 ‘프로페시아정’ 광고를 게재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제34차 회의에서 보건복지부와 의약단체는 의료광고 사전심의 제도의 자율심의기준 관련 논의 경과를 공유하고 의료광고 관련 플랫폼 업체와 상생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의료광고 관련 플랫폼 업체들은 현행 자율심의기준 중 판례 및 정부 유권해석과 불일치하는 기준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이들 업체들은 적절한 의료광고는 의료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판단을 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약단체들은 의료광고는 의료행위의 모든 정보를 담을 수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특히 부적절한 의료광고는 국민 건강과 생명에 회복이 어려운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강력한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고형우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계 및 플랫폼 업계와 지속적으로 소통, 소비자의 알 권리를 증진하면서 의료서비스 오남용, 과잉이용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순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