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에 우후죽순 생겨나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 가운데, 최근 서비스를 종료한 업체가 등장해 추이가 주목된다. 국내 비대면 진료 법제화 논의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놓여있는 만큼 향후 유사 사례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탈모 전문 비대면 진료 플랫폼 바로약이 최근 서비스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약은 지난해 8월 비대면 진료 애플리케이션 '모두약'을 선보이고 탈모 비대면 진료와 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장에서 입지를 키워왔다.
그러나 서비스 개시 9개월 만인 지난 5월 회사는 해당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애플 ISO,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모두약은 삭제된 상태다.
바로약이 비대면 진료 사업을 정리한 이유는 시장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2020년 3월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환자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체들이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다.
특히 의료기관과 제휴만 맺으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기존에 다른 사업을 영위하던 업체들도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었다. 이러한 기조에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만 30여개에 달한다.
문제는 업체 대부분이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 업체들은 특정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등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찾았으나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의료기관에 중개수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 약 배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소한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대다수 업체가 어려움을 겪다 보니 모두약이 서비스를 끝낸 것도 사실상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서비스를 종료하는 유사 사례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닥터나우, 올라케어, 굿닥 등은 업계 선두 업체들은 이미 생존을 위한 전략 수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먼저 닥터나우는 이달부터 '우리 회사 사내병원, 닥터나우에서 시작하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기업 임직원을 위한 복지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금제에 따라 직원 1명당 월 2만~10만원으로 주치의 1대 1 채팅,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오프라인 진료 예약, 에스테틱 전문의원∙한방병원 할인, 심리상담 등을 제공한다.
특히 닥터나우는 앞서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약사모)'에 대해 제기한 민사소송을 취하하면서 의약계와 갈등을 피하고 상생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올라케어도 이르면 이달 중 재외국민 대상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며, 굿닥도 현재 비대면 진료 서비스 비중을 낮추고 사업 초기 모델인 병원 예약 서비스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대면 진료 법제화와 별개로 비대면 진료 사업을 종료하거나 신사업을 확대하는 기조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가 되더라도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내세우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업체들 차별화 전략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