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부터 한국노바티스의 항암제 사업을 이끌었던 신수희 대표가 퇴사했다. 노바티스 글로벌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제약계에 따르면 현재 한국노바티스는 올해 말 목표로 전문의약품사업부와 항암제사업부 통합 절차를 밟고 있다.
한국노바티스는 그동안 하나의 회사명을 사용했지만 사실상 2개 사업부가 독립적인 운영 형태로 운영됐다. 실제 마케팅·영업뿐만 아니라 지원부서까지 별도 구성됐다.
이에 따른 2명의 대표 체제를 갖춰 유병재 대표가 전문의약품사업부를, 신수희 대표가 항암제사업부를 각각 이끌었다.
퇴사한 신수희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대학(약학과)을 졸업하고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한독약품을 시작으로 아벤티스코리아, 사노피코리아를 거쳐 2014년부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서 당뇨사업부 책임자로 지냈다. 2019년에는 한국노바티스의 항암제 사업부 대표로 선임됐다.
유병재 대표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지난 2006년 J&J의 글로벌 핵심 인재관리 프로그램인 IRDP(International Recruitment & Development Program)를 통해 입사했다.
이후 존슨앤드존슨 북미 엔도배스큘러(Endovascular)팀과 영국 및 호주 드퓨(DePuy), 한국에서는 북아시아 지역의 카디오배스큘러 케어(Cardiovascular Care) 사업부를 거쳐 2017년 한국·대만·홍콩을 포함한 존슨앤드존슨메디칼 북아시아지역 총괄로 선임됐다. 지난해 10월 한국노바티스 전문의약품사업부 대표로 취임했다.
노바티스는 지난 4월 전세계 직원 10만8000명 중 8000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엔 스위스 바젤의 본사 직원 1400명을 내보냈다. 이는 본사 전체 직원 1만1000명의 12%를 상회한다.
이 회사 지난해 순이익은 240억달러로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 뒤처진 가운데, 일부 신약이 임상에 실패하면서 경영 압박이 커지고 있다.
한국노바티스 지난해 매출액은 5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억원으로 62.3% 급감했다.
지난 4월 노바티스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에서 항암제사업부와 전문의약품사업부 통합을 결정하면서 한국법인도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사 차원의 구조조정이 발표되자 한국노바티스 내부 직원들 역시 고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신 대표 퇴사가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바티스 노조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 회장은 직원들에 보낸 메일에선 중복된 업무를 줄이면서 1조2천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전해 왔다.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불안감은 있지만 아직 권고사직, 정리해고 등에 대한 움직임은 없다. 다만 이 같은 불안 심리를 이용한 경영진의 독단 등으로 직원들이 피해를 입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부 통합은 한창 진행중인 사안이라 설명드리기 어렵다. 발표 직후 글로벌본사 차원의 결정이 이뤄지고 나면 지역으로 확산되는 형태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