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이하 의정연)이 비대면 진료와 공공정책수가 등을 올해 내부연구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이와 함께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소’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소’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소’ 등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거대 담론보다는 임상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연구에 경주할 뜻임을 나타냈다.
우봉식 의정연 연구소장은 21일 ‘의정연 창립 20주년 기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올해 내부연구 주요 과제로 비대면 진료와 공공정책수가, 요양의원 등 의료돌봄 모형 연구(커뮤니티케어) 등을 꼽았다.
지난 4월 24일 열린 의협 대의원 총회에서 의사 회원들은 의협 집행부에 비대면 진료에 대한 연구 및 시범사업 검토 등을 일괄 위임했는데, 의정연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데 이어 현재는 영국 등 해외사례 연구를 진행 중이다.
공공정책수가는 코로나19 감염병 상황 등에서 민간 의료기관이 사실상 공공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수가를 주자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의정연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도 공공정책수가와 관련한 공약이 있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요양의원 설립 등 의료와 돌봄 병행하는 방안 구상"
또 요양의원 설립 등을 통해 의료와 돌봄을 함께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돌봄은 장기요양재정, 의료비는 건강보험에서 충당하고, 현재 약 3만개 의원급 의료기관의 10% 정도인 약 3000개가 해당 기능으로 전환, 운영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우 소장은 “전 세계적으로 원격의료에 재정 투입 사례가 많지 않다”며 “원격의료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 있는 거 같다. 대학병원 수익 모델을 보면 환자가 와야 검사를 하는 등 종합적으로 수익이 나는 구조”라고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이와 함께 공공정책수가에 대해서는 “민간이든 공공이든 공공 역할을 하는 것에는 수가를 주자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공약이기도 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각국의 공공의료수가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 등을 통해 고령사회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자”며 “의원급 의료기관 중 일부를 왕진 등 요양의원으로 기능을 전환하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창립 20주년, 회원에게 도움 주는 연구소 등 비전 제시
한편 우 소장은 의정연 창립 20주년을 맞아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소’ ‘미래를 준비하는 연구소’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소’ 등을 세 가지 비전으로 제시했다. 특히 의정연 연구가 현장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될 것임을 강조했다.
연구 역량을 위해서는 질병관리청 등 외부로부터 수탁연구를 활성화 하고, 의정연 산하 내부위원회로 IRB를 설치·운영 등을 위해 경주한다.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중형연구기관 기틀을 다지기 위한 직원평가 기준 개정, 연구사업지침 전면 보수 및 규정화, 외부수탁과제 수행 근거 규정 마련, 의정연 위원회 규정 정비 등이 포함됐다.
마지막으로 회원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소를 위해서는 의료법 및 건강보험제도, 자율징계권 확보 등을 중장기 연구계획으로 수립해 추진키로 했다.
우 소장은 “그동안 예방의학 등 학계 출신 소장이 다수여서 임상 현장에서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연구보다는 거대담론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며 “예를 들어 공동개원 피해를 사례를 막기 위한 공동개원약관 연구 등과 같이 현장에서 절실한 연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의료전달체계, 공공의료, 필수의료, 병상총량제 등 제대로 된 연구가 없었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을 바꿔 보고 싶다”고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