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원격의료 산업에 출사표를 던진 아마존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이 원메디컬(One Medical)이라는 이름으로 1차 진료 기관을 운영하는 원라이프헬스케어를 39억달러(약 5조1285억원)에 인수했다.
4조달러에 달하는 미국 헬스케어 산업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아마존은 이날 원메디컬 주주에게 전날 종가에 75% 가량 프리미엄을 얹어 주당 18달러를 지급하고, 부채까지 떠안는 걸 골자로 하는 총 39억달러 전액 현금 인수안에 합의했다.
이번 인수는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가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바통을 이어 받아 지난해 취임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그는 취임 후 아마존 헬스케어 부문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아마존은 이번 인수로 미국 내 180개 이상 의료소를 운영하고 8000여개 회사 근로자에게 대면·원격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원메디컬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원메디컬은 사용자가 월 이용료를 지불하고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구독 기반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아마존이 원메디칼을 품에 안으면서 항후 ‘아마존 케어’ 고도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마존은 2019년 아마존 케어라는 이름으로 워싱턴주에 있는 자사 직원 대상의 의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닐 린제이 아마존 헬스서비스 수석 부사장은 성명에서 “헬스케어는 재창조가 필요한 목록의 상위에 있다”며 “경험 질을 향상시키고, 사람에게 소중한 시간을 돌려줄 많은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몇 년 동안 의료 경험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회사 가운데 하나가 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존 목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채팅을 시작으로 의료 전문가가 화상 진료를 하고, 필요할 땐 1시간 안에 직접 환자의 가정을 방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환자 가정에 처방약을 배달하는 걸로 서비스를 마무리하는 ‘원스톱’ 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아마존은 2년 전 온라인 약국 필팩(PillPack)을 10억달러에 인수해 처방약을 할인된 가격에 배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아마존 원메디컬 인수가 시장에 안착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헬스케어 산업이 각 주와 연방의 규제를 받고 있는 데다 업체가 많아 경쟁이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WSJ는 "아마존과 버크셔해서웨이, JP모건이 만든 헤이븐(Haven)이라는 헬스케어 분야 합작투자사가 1억달러를 투자했지만 3년 뒤 흐지부지된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 반독점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이번 인수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관심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빅테크 독점력을 공개 비판해왔다. 아마존은 이미 온라인 소매 부분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