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프부종은 암 치료 후 암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합병증이지만 예방법이나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손상된 림프 흐름을 회복시키는 인공구조물을 개발하는데 성공, 림프부종 극복 가능성을 열었다.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전재용 교수 · 의공학연구소 천화영 박사팀은 림프절 절제술로 림프 흐름이 끊어진 소동물 모델에 인공 구조물 ‘림프채널시트’를 이식한 결과, 림프 흐름이 성공적으로 회복됐으며 부종 감소 효과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공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생명공학 및 중개의학(Bioengineering&Translational Medicine, 피인용지수 10.684)’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림프채널시트가 단순히 림프 흐름을 지속시킬 뿐 아니라 림프관 재생도 기여하며, 이를 기반으로 현재 치료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임상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팀은 단절된 림프 구간 흐름을 지속하는 통로 역할과 림프관신생을 위한 지지대(스캐폴드) 역할을 하는 ‘림프채널시트’를 새롭게 개발했다. 림프채널시트는 미세유체 통로를 포함하는 2차원 구조물로 단절된 림프관 사이를 이어주도록 제작됐으며, 기존 기술 대비 비교적 쉽게 시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어깨 림프절(상완림프절)이 제거된 소동물 모델에 림프채널시트를 이식하고 방사선 치료 상황을 재현했다. 상완림프절은 팔의 림프 흐름이 모이는 곳으로, 손과 팔 전체에서 발생하는 림프액을 모아 몸 안쪽 겨드랑이 림프절(액와부림프절)까지 전달해 림프 흐름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면 절제된 림프관은 탄성에 의해 말려 림프관의 재생과 회복이 매우 어렵고, 방사선 치료로 그 주변 림프 조직들의 추가적인 손상이 일어나게 되면 회복될 수 없는 림프 순환 단절이 일어난다. 이는 림프부종 발생의 주요 기전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림프채널시트를 이식한 소동물에 조영제를 주입한 결과, 상완림프절을 지나는 림프의 흐름이 이식된 림프채널시트를 통해 성공적으로 지속됐다. 이는 첨단 형광 림프 조영술을 통한 비침습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
또한 림프절이 절제된 소동물 모델과 림프절 절제 후 림프채널시트를 이식한 소동물 모델의 부종 변화를 8주간 비교 관찰했더니, 시트 이식 모델에서는 2주차부터 부종이 유의미하게 감소해 7주 후 정상치로 회복했다. 림프절 절제 모델에서는 이식 모델에 비해 부종 감소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최종적으로 정상치로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더해 이식한 림프채널시트 내부를 조직검사한 결과, 시트 내부 채널을 따라 미세혈관 및 미세림프관이 새롭게 생성됐다.
즉, 림프채널시트가 림프 흐름이 단절된 상황에서 그 흐름을 지속시키는 역할 뿐 아니라 새로운 림프관 재생을 돕는 환경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재용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림프순환장애는 특히 유방암 포함 여성암 환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수술 후유증이지만 아직까지 적절한 예방 및 치료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며 "이번 연구가 재생의학 측면에서 림프순환장애의 획기적인 새로운 예방 및 치료 전략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