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에서 26년 동안 방치되고 있는 병원부지를 매입한 부동산 업체가 아파트를 건립할 수 있도록 용도 변경을 시도하고 나서자, 홍태용 김해시장이 "원래 목적대로 사용되는 것이 맞다"고 밝혀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홍 시장은 지난 11일 코로나19 희망지원금 지급 기자회견에 이은 간담회에서 삼계동 옛 인제학원 소유 병원 부지(김해시 삼계동 1518) 용도변경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의료용 부지로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학교법인 인제학원은 백병원 종합의료센터를 짓겠다며 1996년 141억원을 주고 삼계동 북부택지개발사업지구 내 3만4천139㎡를 매입했다. 이 부지 용도는 종합의료시설이다.
그러나 인제학원은 26년간 이 병원 부지를 방치하다가 지난해 12월 385억원을 받고 부동산 업체에 매각했다.
당초 인제대는 이 부지에 백중앙의료원 산하 병원을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IMF 이후 경영 악화와 불투명한 수익성 등을 이유로 건립을 포기했다.
토지를 매입한 부동산 업체는 지난 6월 해당 부지에 아파트 건립이 가능토록 공동주택용지로 바꿔 달라는 용도변경을 신청했다.
이에 김해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지난 9일 해당 부지 용도변경 건을 다뤘으나 결론을 내지 않았다.
홍 시장은 "토지를 매입해서 사업을 하려는 분들은 토지 용도대로 쓰려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것은 그분들 사정"이라며 "의료기관 설립을 기다려온 시민과 김해시 입장에서는 원래 목적대로 사용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홍 시장은 "옛 인제학원 소유 부지가 용도변경 되면, 다른 의료부지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대학교 법인인 동아학숙이 부속병원을 짓겠다며 2001년 김해시 장유택지개발지구 내 부지 1만여㎡를 사들인 후 방치하고 있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상황에 따라 의료부지를 용도변경 한다면, 동아대 부지는 또 어떻게 해야 하냐"며 “다른 의료부지에도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