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경험적 항생제 치료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입원기간이나 치료기간, 사망 위험을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최평균 교수팀은 16일 중등도·중증 코로나19 환자 233명을 대상으로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임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경험적 항생제 치료’는 세균 감염에 대한 미생물학적 확인 이전에 입원 후 48시간 내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원인균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세균 감염 가능성을 평가해 선제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환자는 2차 세균 감염 유병률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에 전원된 많은 환자가 경험적 항생제를 투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처방된 대부분의 항생제는 세균 감염 진단 없이 투여됐고, 심지어 일부는 광범위 항생제였다.
적절한 항생제 사용은 치료를 돕지만 광범위 항생제 오남용은 다재내성균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산소 요법이 필요한 중등도·중증 코로나 환자의 예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 지금까지 평가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경험적 항생제 미치료군과 치료군으로 나눈 후 항생제 치료 외 요인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교정하기 위해 성향점수 매칭을 시행, 그룹 간 임상결과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격리 병동에서 일수(13.8일 대 15.3일) ▲산소 치료를 받은 총 일수(9.3일 대 11.7일) ▲산소요구량 증가 환자 비율(22.6% 대 28.6%) ▲기계적 환기가 필요한 환자 비율(14.3% 대 9.5%) ▲격리 중 사망률(3.6% 대 4.8%)로 나타났다.
이는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입원기간이나 산소요법 기간을 줄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사망 위험도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경험적 항생제 치료가 중등도 및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임상 결과를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평균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중등도·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경험적으로 처방됐던 항생제 치료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현행 지침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험적 항생제 치료는 심지어 다제내성균 발생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꼭 필요한 환자에게만 적절한 사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인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