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정은 기자 = 서울아산병원에서 골수 검사를 위한 골수 검체 채취를 일부 의사들이 간호사에게 시켰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산사회복지재단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약식 기소된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정식 재판에 넘긴 뒤 심리 끝에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산하 서울아산병원에서 혈액내과, 종양내과, 소아종양혈액과 교수 12명이 2018년 4월∼11월 같은 병원 소속 간호사들에게 골수 검사에 필요한 골수 검체 채취를 하게 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검찰 측은 공소사실 요지를 통해 "골수 검사를 위한 골막 천자(가는 침으로 찔러 체액을 뽑는 일)는 바늘을 이용해 골막을 뚫고 골수를 흡인하거나 조직을 생검하는 고도의 침습적 의료행위로 의사만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지시가 종양 전문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실제로 해당 행위를 한 간호사가 종양 전문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재판부는 "해당 병원에서 종양 전문간호사가 골수를 채취해 환자에게 부작용 등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고 확인할 자료가 없고, 종양 전문간호사 자격증 취득 과정에 있어 이 의료행위에 대한 교육 내용이 포함됐다는 자료는 다수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종양 전문간호사 자격을 가진 간호사가 의사의 지시나 위임 아래 골수 검사를 위한 골막 천자를 하는 것이 무면허 의료 행위라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또 2022년 4월 보건복지부령 881호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전문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사들이 종양 전문간호사에게 해당 행위를 시키는 데 있어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모호한 규율 상태를 장기간 방치하거나 법에 따른 행정규칙 규율을 미뤄놓고 그 불명확 내지 규율 공백 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을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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