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외과의사회(회장 임익강)가 “우리 밥그릇 크기를 우리가 조절할 수 있게 해달라”며 필수의료 중심 상대가치점수 재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과의사회는 또한 “내시경 관련 검진기관 평가기준이 특정과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점이 부당하다”며 법률적 타당성 검토 및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21일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대한외과의사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임익강 회장은 “상대가치점수에 있어 필수의료과 항목 만큼은 필수의료과가 직접 관리할 수 있도록 재개편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과의사회는 대한의사협회에 이를 건의할 계획이다.
의사회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상대가치제도 시행 후 진료과별 편차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정을 거쳐도 여전히 진료과별 수가 불균형 문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제도 시작 시점부터 외과계와 내과계 편차가 심했다”며 “필요할 때만 정책수가를 땜질식으로 신설해왔는데, 이제는 필수과면서 힘든 진료과의 정책수가를 보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외과의사회는 최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해, 또 외과의 고질적 저수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움직일 계획이다.
“외과의사, 블루칼라···원가 이하 수가 이제는 타파해야”
임 회장은 “외과의사들은 손기술과 노동력으로 먹고 사는 ‘블루칼라’ 노동자다”며 “육체·정신 노동, 위험을 모두 아울러야 하는데 시간만 기준으로 삼다보니 원가 이하 수가가 책정돼왔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의사협회와 개원의협의회에 필수의료 살리기 전담 부서를 설치하도록 정식 요청할 것”이라며 “문제가 발생할 때만 필수의료 문제가 대두되지 않도록 평상시 필수의료과를 지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세라 총무부회장은 최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머리를 여는데 100만원도 안 되는 행위료로 지탱할 수 있는 병원은 전세계에 없다”면서 “상대가치제도 하에 외과의사 행위료가 너무 낮으니 수술하는 의사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과의사회는 외과 필수분야 중 하나인 내시경 관련 검진기관 평가 중 인력부문 항목에 대한 시정도 촉구했다.
내시경의사 자격사항 중 특정과 및 특정학회 인증의 자격 명시를 삭제하고, 의사협회 평점이 인정되는 전문학회의 연수교육 평점을 인정하라는 요구다.
최동현 정책부회장은 “내시경의사 자격에 대해 특정과 내시경의사 인증의만 인정하고, 연수교육도 특정학회의 연수교육만 인정하는 현행 제도는 차별적이고 전문의 간 갈등을 부른다”고 비판했다.
내시경이 특정 과에서만 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지고 있어, 일반인들에게 왜곡된 정보가 제공될 수 있다는 게 최 부회장의 지적이다.
이어 그는 “외과학회, 내시경로봇학회, 대장항문학회 등 외과계 학회가 내시경 관련 교육을 필수로 하고 있는데 연수교육 평점을 특정과의 연수교육만 인정하는 것이 정말 합리적이냐”고 반문했다.
또 “해당 평가 기준이 법률적으로 타당한지 외과의사회 차원에서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가 된다면 행정소송까지 불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