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경찰이 가천대 길병원 노조가 병원 직원들의 급여 데이터베이스(DB)에 접속해 직원 1300명의 월급 명세서를 1년 넘게 몰래 확인한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길병원지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 병원 노조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급여 데이터베이스 접속과 관련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경찰은 길병원 노조가 병원이 관리하는 급여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직원들의 월급 명세서를 몰래 보는 등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급여 명세서가 유출된 길병원 직원은 모두 1천370명으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2천400차례나 외부인이 본 기록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길병원 급여 데이터베이스는 직원 각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접속하면 자신의 월급 명세서만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찰은 지난주 길병원의 급여 데이터베이스에서 로그인 기록을 조사한 뒤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가 노조 사무실로 드러나자 압수수색을 했다.
길병원 관계자는 "이번에 유출된 내용은 직원 급여 데이터베이스로 환자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와는 분리돼 있다"며 "환자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면 길병원 노조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을 한 사실은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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