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이 세계 최초 경구용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주사형 코로나19 백신을 경구용으로 제형 변경에 성공해 놓고도 결국 상용화라는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다.
삼천당제약은 "해외 파트너사와 경구용 코로나백신 개발 협의를 중단한다"고 지난 2일 공시했다.
개발 협의 중단 이유는 삼천당제약이 개발한 경구용 백신이 현재 상황에서 요구되는 백신이 아닌 탓이다.
삼천당제약은 "개발 중인 경구용 코로나 백신은 2세대 유니버스(브로드 스펙트럼)였으나, 현재 우세종인 오미크론(BA4, BA5)에 대한 예방 효과를 최대화시키기 위해서는 3세대 오미크론(BA4, BA5) 전용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주요 국가 식약처도 3세대 오미크론 전용 백신 개발을 요구하고 있어 추가 개발 기간과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코로나 백신 시장 수요와 성장성을 고려할 때 계속적인 개발 진행은 어려울 것 같다고 해외 파트너사에서 의견을 알려왔다"고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2011년 5월부터 풍문에 의한 해명 공시만 8차례, 주가도 롤러코스터
삼천당제약이 경구용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준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2020년 11월 해외 백신 개발 파트너사와 경구용 코로나 백신 개발 목적을 위한 코로나 백신 원료 공급 관련 MTA(Material Transfer Agreement)를 체결한 바 있다.
삼천당제약은 주사제를 먹는 약으로 전환하는 ‘S-PASS’ 기술을 활용해 제형 변경에 성공해 코로나백신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지난해 5월에는 삼천당제약이 경구용 백신 개발을 위해 글로벌제약사가 3000억 규모의 투자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기대는 극에 달했다.
실제 해당 보도 이후 삼천당제약은 해명 공시를 통해 백신 개발과 협의에 대한 진행 현황을 밝혔다.
2011년 5월 첫 해명공시에서는 "국제민간기구인 'CEPI'에 임상비용 2300억원 상당의 지원을 요하는 코로나 백신 펀딩 프로그램에 지원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2011년 8월에는 MAT 체결 이후 알파(영국) 및 베타(남아공) 바이러스까지 추가한 경구용 백신 제형을 완성했으며, 델타(인도) 변이에도 효능 확인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공개했다.
또 현재 북미, 인도 및 제3국가, 유럽 파트너사들과 비즈니스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1년 11월, 2022년 1월과 3월에는 해외 백신 개발 파트너사와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를 포함한 경구용 백신 제형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면서 임상시험 일정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코로나19 빠른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유니버스(브로드 스펙트럼) 백신의 원료물질에 대한 비임상 결과를 수령했고, 결과 검토 후 계약 및 임상에 대한 사항을 논의키로 했다는 내용을 공개했다.
하지만 지난 2일에는 최종적으로 경구용 코로나 백신 개발 협의가 중단됐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지난 2년간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만 진행하다가 상용화는 무산됐다는 의미다.
공개된 내용만 보면 임상 과정에서 유효성이 부족하다거나 안전성 문제에 대한 내용이 없는 만큼 개발만 신속하게 진행됐다면 상용화 여지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 백신도 삼천당제약의 뒤를 잇는 제품들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 기간동안 삼천당제약 주가는 코로나 분위기에 편승해 롤러코스터를 탔다. 코로나 이슈에 편승하기 이전까지 4~5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한 때 9만5000원대까지 폭등했으며, 현재 주가는 3만원대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