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경남 거제 부근에 잠시 상륙한 뒤 동해상을 빠져나간 가운데, 폭풍 반경에 들었던 경상 지역 대학병원들에는 생각보다 큰 피해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6일 오전 4시50분경 경남 거제시를 통해 국내에 상륙해 오전 6시경 경남권 동부를 지나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최대 풍속은 초속 40여미터로 당초 기상청이 예상한 것보다는 약했지만 태풍 강도상 여전히 ‘강’에 해당한다.
이번 태풍이 역대급 규모를 예고하면서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행히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정상적으로 진료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풍과 관련해 삼성창원병원 관계자는 “현수막과 같이 바람에 의해 손상될 수 있는 외부시설물을 철거했으며 정전 대비 장비 관리, 야간 출입문 통제 등을 시행했다”며 “아직까지 특별히 피해가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고 전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생각보다 얌전히 지나간 듯하다”며 “태풍 피해 예고로 걱정을 많이 했다. 환자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조리팀과 첫 수술을 맡은 담당 교수와 간호사, 스텝 등 의료진이 병원에서 잤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병원장도 전날부터 병원에 머물며 밤을 보냈다. 실제로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부산과 울산에는 현재까지 60여건의 정전 피해가 접수된 상황이나 병원은 무사하다.
해당 관계자는 “오전에 태풍 영향이 가장 큰데, 간호사 3교대가 오전 7시라 자발적으로 병원에 머무른 간호사도 있는 것 같다”며 “진료의 경우 환자분들이 외래 예약을 늦춰달라는 문의가 있어 조정을 했으나 이외 외래진료나 수술은 평소대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바람에 날아갈 수 있는 시설물 철거 등으로 대비를 하고 있었는데 피해가 없어서 한시름 덜었다”며 “진료와 수술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창원파티마병원 측은 “태풍이 새벽에 가장 심하다고 해서 진료시작 시간을 변경했다”며 “8시 40분부터 시작하는 진료를 10시로 늦췄다. 수술은 기존 계획대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한편, 힌남노가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던 포항 지역은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 “심각한 시설 피해는 없으나 주차장에 물이 범람해 흙이 쌓여 현재 직원들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태풍 규모가 크다고 해서 병원에서도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했고 비상 근무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창원과 부산, 포항 등지에서 토사유출과 정전 등 피해가 속출했으나 태풍이 내륙에 짧게 머물면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했던 병원들도 한시름 놓은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