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성인 4명 중 1명은 고콜레스테롤증을, 5명 중 2명은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병률이 매년 증가하지만, 각종 정부 정책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이 같은 현황을 담은 '2022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DFS)'를 공개했다. 2015년 처음 팩트시트를 발표한 이후 올해로 4번째 판이 발간됐다.
이상지질혈증 팩트시트는 2007년~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분석했으며, 연도별 인구집단 연령구조 차이에 따른 영향을 보정하기 위해 2005년 추계인구로 표준화해서 제시했다.
최동훈 이사장은 "이전과 다른 점은 이상지질혈증 분포에 非HDL-C 자료를 추가했고, 여자의 경우 저HDL-C 기준을 40mg/dL 뿐 아니라 50mg/dL 미만으로 정의해 이상지질혈증 유병률 분석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고콜레스테롤혈증(총콜레스테롤 240mg/dL이거나 지질강하제 복용 중) 유병률은 20대 이상 성인 4명 중 1명으로 2007년에 비해 2배 증가했다.
유병률은 높아지는 추세지만 인식율·치료율·조절률은 저조했다. 성인 10명 중 3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유병자 중 절반 정도만 지질강하제를 복용하고 있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조절률은 2007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했으나,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인 경우는 고콜레스테롤혈증 성인의 절반 이하에 불과했다.
정인경 홍보이사(경희의대 내분비내과)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적절히 약물 치료를 하고 관리하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임에도 제대로 발견 및 치료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녀 유병률 차이는 크지 않고 당뇨와 고혈압 환자는 발병률 매우 높아"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여자 HDL-C 기준을 50mg/dL 미만으로 정의했을 때 전체 성인의 48.2%로 확인되며, 남녀 유병률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상지질혈증은 당뇨병 환자의 90%, 고혈압 환자의 70%에서 동반되며, 비만인의 경우 5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당뇨병 유병자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이상지질혈증 위험이 훨씬 더 높았다. 특히 당뇨병 유병자의 절반에서 LDL-C 수치가 100mg/dL보다 높았다.
고혈압 유병자는 고혈압이 없는 사람보다 이상지질혈증 발병 위험이 심각했다. 고LDL-C를 130mg/dL 이상으로 정의하면, 고혈압 환자의 70% 정도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됐다.
고혈압 유병자의 29%에서 LDL-C 수치가 130mg/dL보다 높았다. 비만인 사람은 정상인 대비 이상지질혈증 위험이 2배 더 높았다.
이처럼 이상지질혈증은 국내 사망원인 2위인 심뇌혈관질환의 주요한 선행질환 중 하나로 매년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가적 차원의 여러 만성질환 정책에서 '패싱'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반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는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과 ‘일반 질환 의심’ 판정을 구분하고 있는데, 이상지질혈증은 별도 항목이 아닌 일반 질환으로 분류돼 있어 경각심이 낮다.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의심 판정을 받은 경우 이후 본인부담금 없이 무료로 해당 질환에 대한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여기에 이상지질혈증은 포함되지 않는다.
최성희 대외협력이사(서울의대 내분비내과)는 "무엇보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등록대상에서 이상지질혈증이 빠져 있어 조속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상지질혈증의 검진부터 통보, 사후관리까지 전주기적 예방 및 관리체계를 통해 뇌혈관질환 주요 위험인자 간 통합 관리를 실현하고 심혈관질환 발생률을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