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황반부의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을수록 향후 인지기능 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우세준 교수, 김기웅 교수팀은 노인 430명을 대상으로 망막 두께에 따라 이후 5년 동안 정기적으로 시행한 인지기능 검사 결과 차이를 분석했다.
망막 두께 정밀 분석에는 ‘빛간섭단층촬영’ 방법이 사용됐다.
그 결과, 여러 망막층 중 황반부 신경섬유층 두께가 하위 25%에 해당되는 경우 치매 발생 확률이 약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속얼기층 등 다른 망막층은 미래 인지기능 저하와 뚜렷한 연관성이 없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경섬유층이 얇은 노인은 인지기능 점수가 초기 평균 65.4점에서 시작해 매년 3.79점 감소, 신경섬유층이 두꺼운 노인보다 인지기능 감소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상은 또 다른 인지기능 평가 도구인 MMSE 검사에서도 동일했다.
이로 인해 황반부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은 그룹에서 향후 경도인지장애 혹은 알츠하이머병을 갖게 될 확률은 52.7%로, 대조군 유병 비율 11.3%보다 5배 정도나 높았다.
이는 한국 최초로 노인인구에서 인지기능과 망막 구조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이자,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해 망막 구조와 인지기능 저하 관계를 규명한 세계 최초 연구로 의미가 깊다.
우세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황반부 신경섬유층 두께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지기능장애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현장에서 인지기능장애의 조기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는 “망막 구조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밝혀낸다면 치료법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안과학 저널(JAMA Ophthalmology)’에 게재됐다.
박대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