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증상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치매치료제 시장에 인지기능 악화 속도를 늦춰줄 수 있는 신약이 최초로 등장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성 치매치료제 '레카네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 3상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 초기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1차 평가지표를 달성했다.
1차 유효성 지표는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CDR-SB(임상 치매척도)였으며, 임상 결과 위약군 대비 27% 개선 효과를 보였다.
앞서 개발 중인 치매약의 경우 임상적으로 유효성을 입증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회사 측은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연내 FDA에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그동안 임상적으로 유효한 결과를 내놓은 제약사가 없었던 만큼 허가에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젬백스·아리바이오 등 국내 치매약 개발 선도
인구 고령화에 따라 치매인구는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치매치료제 시장은 그야말로 블루오션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개발 시도와 실패를 반복하고 있다.
국내사 중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젬백스와 아리바이오다.
젬백스는 올해 초 펩타이드 등 저분자화합물을 기반으로 하는 다중기전 약물인 'GV1001'에 대한 국내 임상 3상을 승인받았다. 또 미국에서는 임상 2상을 승인을 받은 상태다. 국내 임상이 종료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아리바이오는 미국 임상 3상 진행이 임박해 있다. 3상 임상시험계획서 제출 단계에 있으며, 연내 환자 투약 개시가 회사의 목표다. 임상 완료 시점은 5년 후인 2027년으로 계획돼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업체들이 치매 신약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네이처셀은 아스트로스템의 미국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비욘드바이오 'BEY2153' 국내 임상 1상, 차바이오텍 'PlaSTEM-AD' 임상 1·2a상, 브이티바이오 'VT301' 국내 임상 1상, 지앤티파마 '크리스데살라진' 국내 1b상 등이다.
또 임상 단계에 아직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동아ST, 에이비엘바이오, 쿼럼바이오, 샤페론 등도 치매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다수의 업체가 치매약 개발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성공 길은 멀다. 바이오젠, 릴리, 화이자, 로슈 등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매약을 개발하면서 실패의 쓴맛을 봤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사 중에서도 대화제약, 메디포스트 등은 임상 2상까지 마쳤으나, 효능 입증에 실패해서 현재는 사실상 개발 동력을 상실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치매치료제는 개발 난이도가 높은 질환 중 하나"라며 "임상 3상 단계도 효능 입증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아 최종적으로 임상이 끝날 때까지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