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성장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던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들이 최근 주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업체들은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한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이 주가 하락으로 고충이 적잖은 모양이다.
먼저 대장주로 꼽히는 씨젠은 지난달 30일 전일 대비 소폭 하락한 2만6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월초와 비교하면 12% 하락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11월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 소식에 8만3900원까지 올랐던 점과 비교하면 68% 가량 낙폭했다.
씨젠은 코로나 팬데믹 시국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기업 중 하나다. 실제 씨젠은 코로나 이전인 지난 2019년 말 1만5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2020년 8월 16만1926원으로 10배 넘게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을 거듭하다 2년 여 만에 주가가 4분의 1 수준으로 토막났다.
업계 1위인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7월 공모가 5만2000원으로 상장했으나 현재 주가가 공모가 절반 수준인 2만6600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지난 2월 초 주가가 8만1000원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하락세를 타면서 전고점 대비 67% 가량 급락했다.
시가총액도 크게 떨어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시츙은 지난 3월 말 6조원에 달했으나, 현재 2조7000억원 대로 내려앉았다.
휴마시스 역시 지난 2월 최고점인 3만6450원을 기록한 뒤 하락세로 돌아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휴마시스는 주가 부진으로 일부 소액주주와 갈등까지 빚는 상황이다.
현재 일부 소액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주주 친화책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가운데, 또 다른 주주 모임은 회사 경영방침을 지지하는 등 분란이 일고 있다.
진단키트 업체들의 주가가 힘을 못 쓰는 이유는 최근 코로나 엔데믹 기조가 뚜렷해진 데 기인한다. 코로나 시국을 벗어나게 되면 업체들 실적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란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실내 마스크 해제를 검토하고 나서는 등 정책 변화도 예고하면서 이 같은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 방안 마련
계속되는 주가 하락에 업체들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며 주가 부양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씨젠의 경우 지난달 28일 500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매입키로 했다. 회사는 6개월 안에 이번 자기주식 매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씨젠은 올 3월부터 9월까지 500억원, 작년 3월부터 9월까지 300억원 등 최근 2년 동안 3번에 걸쳐 1300억원 규모 자기주식을 매입하게 됐다.
씨젠은 최근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기주식 매입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향후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배당 및 자사주 활용 다양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휴마시스도 이튿날 뒤인 30일 200억원대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추가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기간은 올해 9월 30일부터 내년 3월 29일까지 6개월간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진행될 예정으로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진행된다.
휴마시스는 지난 3월과 5월에도 각각 100억원과 200억원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5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소각을 진행하는 등 지속적인 주주 친화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미국발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제침체 상황에서 회사의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일환으로 이번 추가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