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의학과 전공의 수급난이 10년 이상 지속되면서 진료 체계 붕괴가 시작되자, 비뇨의학과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전공의 지원율 평균 40% 수준으로 인력 부족 심각, 중증 고난도수술 어려움 가중"
대한비뇨의학회는 지난 6일 학회 창설 77주년을 맞아 서울 코엑스에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초고령화 사회를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고 있는 한국에서 적정 비뇨의학과 전문의 확보는 비뇨기 질환 치료 뿐 아니라 안정적인 의료체계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비뇨기암은 한국인에서 발병하는 10대 암 중 3가지(전립선암 4위, 신장암 및 방광암 7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으며, 최근에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중증환자 비율도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비뇨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은 지난 2009년부터 미달 사태가 시작돼 2014년에는 25%라는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학회 주관중 보험이사는 “근본적인 수가 개선이나 직접적인 수당 지원 등 대책이 없다 보니 전공의 지원율이 평균 4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뇨의학과는 흉부외과나 외과와 달리 전문의 수술료 가산 제도가 없기 때문에 전공의에게 별도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10년 이상 전공의 지원 미달 사태가 지속되자, 2019년에는 전체 수련병원 중 전공의가 없거나 1명인 병원 비율이 93.2%로 파악됐다.
"교수들 업무 가중되면서 비수도권 대학병원 등 이직 속출"
이렇듯 전공의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업무 부담은 병원 교수들에게 부메랑되고 있다.
주 이사는 “장기간 지속된 전공의 부족에 더해 전공의 80시간 근무 규정 일괄 시행 등으로 수련 병원 교수들은 전공의 업무까지 분담하는 비정상적인 근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과다한 업무를 이기지 못하고 비수도권부터 교수 이직이 속출하는 상황이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인력으로는 중증 고난이도 수술 진행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주야간, 응급실에서 만성노인질병환자의 다양한 중증배뇨합병증이나 비뇨생기기계 손상, 응급환자에 대처할 만한 비뇨의학과 전문인력이 아주 모자란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90% "당직 후 다음날 오전 수술"
실제 올해 대한비뇨의학회 기획위원회에서 갤럽코리아를 통해 2차병원 이상에서 근무하는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직 업무가 과다하다. 당직 후 다음날 오전 수술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90%였다.
당직 시 스텝 부족으로 응급환자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 또한 51.7%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수련병원 내 비뇨의학과가 고사 및 폐과될 위기에 놓이자, 2021년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발전협의체 내 필수의료협의체 구성에 비뇨의학과를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주 이사는 “대학병원 및 수련병원에서 전공의와 교수 요원의 안정적 확보는 비뇨의학과 존립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고령사회에서 필수적인 비뇨의학과를 살리기 위해 비뇨의학과 전공의, 수련병원 지도전문의 및 교수요원에 수당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 또한 비뇨의학과 전문의 행위 30% 가산, 경요도 내시경수술수가 100%, 요양노인 관련 처치수가 200% 상향 조정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