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진단을 받는 항공사 승무원들이 10년 간 2.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체 백혈병 환자 증가율은 2배로, 승무원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의원(정의당)은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분석한 최근 10년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백혈병 진료인원 현황을 공개했다.
자료는 백혈병, 무과립구증코드 등 특정상병코드별 진료인원을 추출했으며, 통계법에 의거해 기업이나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비식별처리했다.
두 항공사 승무원 중 2012년 백혈병 및 무과립구증 진단을 받은 인원은 27명이었다. 이후 2016년 59명으로까지 증가세를 보였으며, 지난해 72명을 기록하며 최고치에 달했다.
상병코드별로 구분해보면 A항공은 백혈병 진단을 받은 인원은 2013년 6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5명에 달했고, 무과립구증 진단을 받은 인원은 지난해 8명에 그쳤다.
B항공은 백혈병 진단 인원이 2012년 19명에서 2018년 30명까지 계속 증가했다. 이후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해 23명이 진단을 받았다.
무과립증의 경우 2012년 8명에서 2015년 14명까지 증가했다 2017년 7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최고치인 26명을 기록하면서 A항공과 차이가 발생했다.
백혈병과 무과립증 상병코드로 진단받은 인원을 보면 2012년 2만166명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 4만845명이 진단을 받았다.
이은주 의원은 "항공사 승무원의 백혈병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사례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점은 환영하지만 승무원 건강 보호를 위한 항공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산업재해는 아직 정식 업무상 질병 분류 기준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근로복지공단이나 안전보건공단 등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공사 승무원이 방사선 노출로 인한 업무상질병을 인정받은 사례는 지난 2018년부터 금년 8월까지 내 5건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