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희귀질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추진 중인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제도'가 환자들 의약품 접근권을 사실상 제한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구됐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복지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선우 의원은 “이 제도의 취지는 치료 효과성이 뛰어난 중증·희귀질환 신약에 대한 환자접근성 향상을 위해 급여적정성 평가 과정에서 경제성평가를 생략하도록 해주는 것”이라며 “이번 개정안은 중증·희귀질환 보장성 확대를 약속한 대통령 공약을 파기하는 개악이므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이 지난 8월 사전예고 한 '약제의 요양급여대상여부 등의 평가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에는 경제성평가 생략 가능 약제 처리기간 단축, 경제성평가 생략제도 가능 약제 확대 등이 담겼다.
그러나 개정안 적용 시 경제성평가 생략제도 대상 약제가 오히려 축소된다는 것이 강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기존 제도 적용 시 총 15개 약제(항암제 11개, 희귀질환치료제 4개)가 혜택을 보지만, 개정안을 적용하면 13개 약제(항암제 9개, 희귀질환치료제 4개)로 줄어든다.
그간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 가능한 약제 조건 중 하나였던 ‘대상 환자 소수’ 기준(200명)이 개정안 적용 시 기본조건으로 변경되기 때문이다.
강선우 의원은 “미국과 EU 등 선진국의 경우 인구 만 명당 각각 5명, 6.4명을 희귀질환 및 소수 환자 수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국과 EU 등 선진국에 발맞춰 경제성평가 면제 환자 수 기준을 확대하거나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질병 특성을 고려한 예외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