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의 간호인력 양극화 현상을 완화시키고자 도입된 ‘공공간호사제도’가 정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충청남도에 소재한 혜전대와 신성대는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6일까지 '2023년 대입 충남형 공공간호사 특별전형' 수시를 진행했는데 각각 3.1, 2.2의 경쟁률을 보이며 무난히 정원을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간호사제도가 간호 질을 떨어트리는 등 간호사 노동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현직 간호사들의 부정적 우려가 무색해질 정도로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각각 10명씩 총 20명을 뽑는 2023년도 공공간호사 특별전형은 혜전대 31명, 신성대 22명이 지원하며 마무리됐다.
지원자가 각각 72명, 51명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원자가 크게 줄었지만, 이는 올해 지원자 자격 제한이 더욱 까다로워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는 졸업년도와 무관하게 충남도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면 모두 지원자격이 주워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충남도와 협의 끝에 고3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도록 제한이 강화됐다.
올해 충남형 공공간호사를 선발한 학교 관계자는 “작년에 공공간호사 전형에 지원했는데 떨어져 올해 다시 시도하려고 했지만 제한이 생겨 못 한 학생 등 재수생들에게 문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간호사 전형은 필수근무조건 등 제한이 까다로움에도 장학금이 많고 여러 루트를 통해 홍보가 됐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관심도 높고 실제 인기도 많다”고 덧붙였다.
공공간호사 특별전형 합격자들은 충남의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매년 생활장학금으로 800만원을 지급받고, 4년간 도내 의료원에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한다.
혜전대 졸업생은 홍성의료원에 신성대 졸업생은 서산의료원에 근무하게 된다.
"현재 충남 간호대 졸업생 도내 취업 20% 수준, 지역의료원 등 간호사 수급 난항"
장학금을 수령하는 대신 일정 기간 도내 공공의료원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공공간호사 제도는 충청도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충청남도가 전국 최초로 대학교 입학전형에 ‘도내 공공간호사 특별전형’을 만들어 간호사를 수급하자, 충청북도 역시 '지방의료원 공공간호사 장학금 지원사업'을 시작하며 간호대학에서 첫 대상 학생들을 선발했다.
충남 지역은 간호대 졸업생 중 도내 의료기관 취업률이 매년 20% 수준에 그치고, 열악한 근무환경과 낮은 보수, 복지제도 부족으로 간호사 수급이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으로 손꼽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지방의료원 35곳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홍성의료원은 정원 270명에 현원 248명으로 22명이 부족하고 서산의료원은 정원 186명에 현원 169명으로 17명이 부족한 상태다.
간호사 1인당 환자수 역시 홍성 378.9명, 서산 387.2명으로 업무 강도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서영석 의원은 "지방의료원은 지역의료를 책임지는 의료기관이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지방의료원 인프라 확충을 지원하고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의사제 등 중단된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간호계 일부에서는 공공간호사제가 간호사 임금을 낮추는 등 노동시장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공공간호사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충남도는 한해 간호사 1150명을 배출하지만 열악한 근무환경과 보수, 복지 부족으로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장학금 지급이 아닌 지방의료원 발전을 위한 대대적 지원과 간호사 근무환경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