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기대를 모은 당뇨병치료제 SGLT-2 억제 약제와 DPP-4 억제제 계열 간 병용에 대한 급여기준 확대 적용이 다시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정부가 제약사에 재정분담을 위한 약가인하 방안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마다 다른 상황에 놓여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일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는 “등재된 약제가 10개 정도 된다. 제약사에 의견 수렴중인데 모두 동의가 이뤄져야 급여기준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당뇨병 환자가 SGLT-2 저해제를 처방받을 경우 혈당 관리 등 치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DPP-4 억제제 등의 병용요법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크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련 제약사, 학계는 지난 2017년부터 SGLT-2 억제제와 DPP-4 억제제, SGLT-2 억제제와 TZD 계열 간 병용투여가 가능토록 하는 급여기준 방안을 논의해 왔다.
특히 지난해 9월 당뇨병 전문가회의에서 DPP-4억제제와 SGLT-2억제제의 계열 간 병용 및 3제 급여를 통합, 인정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리면서 복합제 급여 등재 가능성이 커졌다.
정식 논의 단계로 넘어간 이후 해당되는 3개 약제를 사용하는 조합에 대한 건강보험재정 영향 분석이 마무리됐다. 급여기준 확대에 따른 사전 인하를 제약사에 전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복지부 보험약제과는 “급여가 확대되는 약제의 재정분담 등에 대한 모든 제약사 동의가 먼저”라며 “사전 인하가 잘 되면 협상까진 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자진 인하를 유도하게 된 것은 예상보다 급여기준 확대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빠른 결론을 내리기 위한 조치다.
복지부는 앞서 제약사들과 간담회를 갖고 자진 인하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제약사들은 자체 분석을 통한 상한금액 인하방안 자료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하지만 제약사들마다 각각 입장이 다른 상황이다. 청구액이 적은 품목을 가진 제약사는 자진해서 약가를 인하하지 않겠다고 답한 반면 청구액이 큰 제약사는 약가 인하를 수용, 인하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재정영향 분석 결과, 약가 인하로 예상 재정범위를 만족한다면 바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고를 통해 급여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오창현 보험약제과장은 “급여확대 적용 시기는 단정하지 못하지만 제약사들이 인하율을 모두 동의하고, 건보재정 영향이 크지 않다면 더 빨리 갈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제약사 동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