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중학교 학부모 반발로 새병원 건립에 난항을 겪던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최근 공사 기간 학교를 구(舊) 영동중학교 건물로 임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갈등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18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도곡중학교가 인근 옛 영동중학교(현 서초문화예술정보학교) 건물로 일부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연면적 21만6500㎡(약 6만5491평)에 지하 7층, 지상 17층 규모의 새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새병원은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지역 최초 ‘도심형 스마트 병원’을 지향한다.
문제는 주차장 확보다. 병원은 새병원 건립 기초단계(0단계)로 내년 초부터 인근에 위치한 도곡중학교 운동장에 다목적관을 신축해 제공하고 지하 주차장 일부 사용 권한을 얻어 내원객 주차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도곡중 학부모들이 학생 안전을 우려하며 제동을 걸었다.
학부모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 학생과 교사 안전 문제와 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지난 10월 "도곡중 전체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96%가 현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했고 "최악의 경우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며 병원을 압박했다.
그러나 최근 공사 기간 옛 영동중학교 건물로 학교를 임시 이전하는 방안이 언급되면서 타협점을 찾아가는 모양이다.
병원 관계자는 "공사 기간 때 도곡중 교구재 등 시설물 일부를 옛 영동중학교로 옮긴 후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없는 상태에서 지하주차장 공사를 하자는 의견이 나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3년 강남 서초동에 위치했던 영동중학교가 우면동으로 이전하면서 영동중 부지에 예술·정보 분야 직업교육을 가르치는 서초문화예술정보학교가 들어섰다. 공사 기간 이 학교 여유 공간을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현재 서울시교육청도 이 같은 제안을 검토 중인 상황이다. 병원 입장에서도 순조로운 사업은 물론 학생 안전과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학부모 등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안전한 사업 방향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